<디지털 OA>사무기기 `컬러風`에 돛달았다

 컬러 문서의 가치는 흑백의 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흑백은 창의성이 발휘되기에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지만 컬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색의 선택에서부터 독창적인 창의성이 개입된다. 컬러 문서에 내재된 자신의 의도는 흑백보다 월등한 부가가치를 유발한다. 한 예로 보험설계사가 가지고 있는 문서는 대부분 컬러다. 이동통신사의 가입 신청서, 설명서 등은 모두 컬러다. 요금 고지서도 요즘은 전부 컬러다. 문서가 컬러인 이유는 간단하다. 화려한 시각적 효과로 소비자의 눈을 즐겁게 해야 하고 그로 인해 호감을 느끼게 유도하며 결국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데이터와 문서출력장치에는 불협화음이 있어 왔다. 가치가 부가된 컬러 데이터이지만 출력은 흑백에 한정지어져야 했다. 가치가 반감하는 것이다. 대개의 사무환경에 컬러 잉크젯프린터는 있어도 컬러복사기, 컬러 팩시밀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 비용을 투입하느니 차라리 모니터상에서 정보를 처리하면 됐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송수신되는 정보에는 흑백이 거의 없다. 사진 데이터는 물론이고 텍스트화된 정보까지 평범한 흑백 데이터는 사라진 지 오래다. 당장 각자가 즐겨찾는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했을 때 검정색의 비중이 전체 웹에서 얼마나 현저하게 낮은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인터넷 기반 환경에서는 흑백보다는 컬러가 더욱 친숙하다. 한 중견 기업 사장은 “처음 색색으로 꾸며진 사원들의 기획서를 보는 순간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원이었을 때 자신이 컬러 문서를 작성하기에는 힘든 여건이었지만 회사의 업무는 ‘엄격하고 정확해야’ 하기 때문에 흑백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한 조사기관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컬러 사무기에 대한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전세계 컬러 레이저프린터 시장은 2000년 전년 대비 20%의 성장을 이뤘으며 지난해에도 전 세계적인 정보기술(IT)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약 19% 성장했다. 이 기관은 오는 2005년까지 컬러 레이저프린터가 두자릿수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500대 시장을 형성하던 국내 컬러 레이저프린터 시장은 올해 1만5000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속적인 컬러 레이저프린터 가격하락과 고속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긍정적 전망 속에 사무기기 및 프린터 업계의 컬러기 보급화 작업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잉크젯 복합기의 다기능은 사무환경에 더욱 적합해 새로운 사무자동화기기로의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컬러 레이저프린터는 흑백 레이저프린터의 가격대까지 인하되며 대체수요를 노리고 있다.

 잉크젯 복합기는 기존의 프린터, 스캐너 기능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복사 및 팩스 기능까지 추가돼 기존 독립형 사무기보다 향상된 업무지원 능력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한국HP, 삼성전자, 롯데캐논은 팩스 기능이 지원되는 잉크젯 복합기로 소호시장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컬러 레이저프린터 업계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흑백 레이저프린터 수요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기존 컬러 레이저프린터 시장은 금융, 보험업계 등의 특정한 수요층을 타깃으로 10장급 이상의 고속기 중심이었지만 업계는 100만원대의 대중적인 가격으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들 업체가 내세우는 전략은 비슷한 가격대의 흑백 레이저프린터보다는 컬러도 지원되는 프린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한국HP, 삼성전자는 일반 사무시장을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100만원 후반대의 컬러 레이저프린터를 판매중이며 그동안 금융업, 보험업계를 중심 타깃으로 삼고 영업활동을 펼친 후지제록스페이저프린팅코리아도 내년 초 100만원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미놀타 QMS 등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