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와 함께 3대 비디오 콘솔 게임기로 꼽히는 닌텐도의 ‘게임큐브’의 국내 출시가 또 연기됐다.
닌텐도의 게임큐브를 당초 5월에 국내 유통시킬 계획이었던 대원씨아이(대표 최영집)는 게임큐브의 유통시기를 10월로 한차례 연기한 데 이어 연말께로 다시 연기키로 한 것.
이와 관련해 대원씨아이의 한 관계자는 “닌텐도와 출시시기를 놓고 협상을 벌여 오는 12월께 정식 출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디오게임기 X박스의 국내 유통업체를 확정한 가운데 게임큐브의 출시가 이처럼 차질을 빚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원씨아이가 게임큐브 정식 유통업자로서 권한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대원씨아이는 게임큐브 국내 사업자가 아니라 유통대행회사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권한을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일본 본사인 닌텐도의 의사결정만 기다려야 하다 보니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시가 지연되면서 게임큐브의 시장전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게임큐브의 미래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PS2를 유통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경우 일찌감치 국내시장에 상륙, 1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12월 중순께는 MS의 X박스가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라 자칫 ‘X박스 열풍’에 묻혀 게임큐브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대원씨아이가 지난 상반기에 국내 정식 출시한 닌텐도의 휴대형 게임기 ‘게임보이어드밴스트(GBA)’의 경우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1만∼2만대 정도 팔리는 데 그쳤다.
이러한 회의적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닌텐도의 이름값에 기대를 걸고 있는 측도 있다. 게임명가로서 닌텐도의 명성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늦게라도 국내시장에 출시되면 소니에 이어 2위 자리는 거뜬히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12월 출시시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X박스와 겹치면 아무래도 소비자들을 분산시켜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출시시기를 놓고 다시 고민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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