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회의 `이미지를 경영하라`>(28)IT 벤처 CEO를 위한 조언

 <8>프레젠테이션 수행력은 강력한 무기

 한 전자부품 제조업체의 기업설명회. 깔끔하게 정리된 실내, 보기좋게 진열된 생산품마다 간략한 설명서가 곁들여져 전자부품에 관한 문외한조차 흥미를 느낄 정도의 탄탄한 준비가 한층 기대감을 자아냈다. CEO의 인사말로 설명회가 시작됐다. 그는 청중들에게 이미 배포된 자료책자를 한장 한장 넘겨가며 기업목표와 성장부터 재무보고와 생산제품에 대한 각각의 내용에 이르기까지 단 한 줄도 빠뜨리지 않고 또박또박 읽어나갔다. 40분 예정으로 시작된 설명회가 무려 1시간 20분이 넘도록 계속 되자 행사장의 좌석 절반 이상이 비어갔다. 설명회가 끝나자 청중들은 지친 듯한 표정으로 자료를 덮었고 모두들 손목시계를 보아가며 뒤돌아보지 않고 설명회장을 나섰다.

 실리콘밸리에는 이른바 엘리베이터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벤처사업가들이 만나기 어려운 투자가들의 이동을 기다렸다가 엘리베이터에 동승해 그가 내릴 때까지의 불과 몇 분 사이에 자신과 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방법이다. 엘리베이터 프레젠테이션은 얼마나 간결하게 핵심을 전하고 인상적으로 설득하느냐가 승패의 조건이다. 만일 엘리베이터 안에서 소개를 들은 투자가가 함께 내릴 것을 권한다면 이미 투자유치에 반쯤은 성공한 셈이다.

 설득력있는 프레젠테이션은 남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벤처기업 CEO에게 있어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생존력과 직결된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이해시키고 상대에게 흥미와 호감을 유발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IT 벤처 기업인들이 특히 프레젠테이션시 유의해야 할 세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는 전문용어 사용에 관한 부분이다. 동종업체끼리라면 별 문제가 없겠으나 일반인 대상에서는 반드시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서 원리부터 차근히 조목조목 설명해야 한다. 간결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해야 설득력이 커진다. 둘째, 메시지 자체에만 치중하지 않도록 한다. 같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시지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오히려 전달자의 어조와 감정이입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갖자.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는 자세를 갖추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다.

 짧지만 강렬하고 핵심적인 프레젠테이션 수행력은 이 시대 CEO가 갖춰야 할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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