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코스피50 등 특정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도입을 앞두고 증시에서는 파급효과 분석이 한창이다.
오는 14일 상장될 ETF는 단순히 새로운 투자상품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투자패턴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인 대상 청약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실시되면서 증시에서 일부 투신과 증권사들의 매수가 살아나자 이미 ETF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ETF를 상장시켜 거래하기 위해서는 삼성·LG·한국·제일투신운용 등 4개 ETF운용사가 지정한 판매증권사(AP)들이 오는 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ETF는 무엇이며, 기존 펀드와 어떤 차이점으로 인해 증시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것일까.
◇ETF란=ETF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순으로 구성돼 있는 코스피200 및 코스피50 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지수와 연동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인덱스펀드 및 지수선물과 같다. 하지만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는 데다 실시간 환매가 가능하고, 현금이 아닌 현물 주식으로 설정·해지된다는 측면에서 인덱스펀드와 다르다. 또 만기가 없고, 최소 거래단위가 월 10만원 안팎으로 투자자들의 부담이 적어 지수선물과도 차이점이 있다.
상장시 기준 가격은 순자산가치(NAV)가 되며, 일반 주식과 같은 시간대에 매매가 이뤄진다. 호가 가격단위는 5∼1000원이며, 가격제한폭은 기준가격 대비 상하 15%다. 매매단위는 10주며, 거래 성립일로부터 이틀째 되는 날 결제된다. 또한 결제이행이 보장되는 경우에 한해 공매도가 허용된다.
◇도입효과=ETF는 주식·선물·인덱스 펀드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투자상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분산투자효과를 통한 새로운 위험회피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ETF도입을 계기로 증시에 유동성이 풍부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수하락시에도 ETF를 통한 장기적인 주식 포트폴리오 매수가 가능해져 연기금과 같이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금 및 시장수익률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별 주식정보 부족으로 투자가 힘들었던 개인투자자들 또한 ETF 매매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돼 새로운 투자방법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아직 성숙 초기 단계인 국내 간접투자 시장이 확대되고, 공매가 허용돼 대차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결 과제=ETF는 매력적인 투자상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주가지수 펀드에 해당하므로 증시 전망에 투자의 성패가 달려 있다. 즉 경기 활성화 등으로 인해 증시 전망이 긍정적인 경우 펀드 유입액이 확대될 수 있으나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개별주식 옵션시장이나 코스닥선물과 같이 시장의 유동성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거래 부진에 허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투자 스타일 및 공시제도 개발, 폭넓은 마케팅 등이 선행돼야 한다.
황정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설 초기 투자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고, 기관의 시장조성 기능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며 “ETF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선물시장 등 다른 경쟁시장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확실한 메리트가 부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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