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기업 전임CIO 바람

 대웅제약(대표 윤영환 http://www.daewoong.co.kr)은 최근 그동안 IT전문계열사에 맡겨온 ‘e비즈니스 청사진 수립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임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임명했다. 이달부터 ‘사업전문회사와 투자전문회사로의 기업 분할’에 따른 중단기적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e비즈니스 중장기 계획안을 새로 수립하기 위해서다.

 대웅제약의 전임 CIO 임명은 신조직 대응체계 구축 등 e컴퍼니화를 위한 정보전략계획(ISP)을 수립하면서 기업의 비전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열사에서 시스템 운용부터 기획까지 모두 맡다보니 공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본사에서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강력한 IT프로젝트 수행이 수월치 않았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처럼 뒤늦게 전임 CIO를 임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도시가스판매업체 삼천리와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추세는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IT의 시의적절한 지원이 필요한데 전담임원이 없다보니 ‘프로젝트 추진이 수월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업무를 맡고 있는 임원이 부대업무로 IT를 떠맡다보니 e비즈니스의 집중력이 분산된다는 의견도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계열사에 전권을 위임하면 대응이 느리고, 책임선이 불분명해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도 기업들이 전임 CIO 임명을 독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대표 조승수 http://www.samchully.co.kr)는 상반기에 경영과 IT부문의 겸직을 맡던 강병일 상무가 전무로 승진함에 따라 경영정보팀을 총괄하던 홍익주 부장을 전임 CIO로 임명했다. 삼천리 측은 “경영정보팀이 3개 사업부서 개념으로 합쳐져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임 CIO를 임명했다”며 “경영진이 IT에 관심이 많아 신규사업을 대대적으로 준비해보자는 회사 방침도 인사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홍익주 신임 CIO는 통합정보시스템의 안정화와 더불어 지리정보시스템(GIS)과의 연계 등 2단계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을 총괄하게 된다.

 한솔제지(대표 선우영석 http://www.hansolpaper.co.kr)도 연말까지 전임 CIO제를 두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한솔제지의 경영혁신을 위해 전사적으로 추진할 업무프로세스 혁신(PI) 프로젝트를 총괄하기 위해서다.

 한솔제지 측은 “현재는 내부 제안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연말까지 PI 전담팀(TFT) 결성 등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면 전임 CIO 임명 여부에 대한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솔제지 측은 “겸직이긴 하지만 기존 경영지원 담당임원에서보다 높은 IT마인드를 갖춘 구매담당임원으로 겸임 CIO를 교체했다”는 사실을 들어 “경영진이 PI의 중요성과 더불어 CIO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갖는 만큼 전임 CIO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는 “한솔제지(업계 1위), 대웅제약(업계 2위), 삼천리(대기업을 제외한 도시가스판매업체 1위) 등이 동종업계에서 파급효과가 큰 기업이란 점을 고려해보면 전임 CIO 임명의 업계 내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낙관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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