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업 다각화보다 회사를 살찌우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 2년간 리눅스원의 조직이 곪아터질 수밖에 없었던 것도 결국 내실보다 외형 부풀리기에 치중한 결과입니다.”
박동인 리눅스원 신임 사장(50)의 취임 일성에는 리눅스 토털 솔루션 기업이라는 그럴 듯한 포장보다 건실한 리눅스 전문업체로의 재도약을 다짐하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 7월 김우진 초대사장의 전격 사퇴로 2005년 매출 1조원을 공표할 정도로 화려한 고속 성장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실적 부진 현황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른 리눅스원으로서는 강도높은 변신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리눅스 대표주자라는 수식어를 과감히 떨치고 리눅스원의 기업 역사를 백지 위에 처음부터 다시 쓰겠다”며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클러스터링 사업에 초점을 맞춰 우선 기존 고객 관리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스마트 서버 주요 판매협력사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둔 만큼 서버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해도 좋다”며 “단순 조립 서버 공급이 아닌 아웃소싱을 통해 개발된 다양한 리눅스 솔루션을 서버에 결합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박 사장은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클러스터링팀에 대부분의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서버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79년 한국과학기술원(KIST) 시스템공학연구소 인공지능연구실장 시절부터 2000년 말 L&H 음성언어기술연구소장에 이르기까지 언어정보처리 연구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리눅스 사업 운영 노하우는 부족하지만 회사를 뿌리가 튼튼한 기업으로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주주들도 믿어준 것 같다”고 고백한다.
리눅스원의 장기 비전에 대해 박 사장은 “연말쯤 리눅스 외에 신규사업 진출이나 사명 변경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100%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조직도 최대한 슬림화하겠다는 것이 박 사장의 방침이다. “한때 최대 150여명에 이르던 인원을 최근 30명까지 줄였고 필요하다면 추가로 조정작업이 뒤따를 것”이라며 “대신 리눅스 영업의 조력자 역할을 할 간부급 인력 2, 3명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리눅스원의 올 매출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 사장은 “기업공개나 매출 확대로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었다면 억대 연봉의 전 직장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며 “매출목표 설정보다 리눅스 분야에서 나름대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살리는 것이 지상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글=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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