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에 따라 닷새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 서부 해안 29개 항구의 폐쇄로 국내 수출업체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4일 KOTRA·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관련 기관에 따르면 롱비치항을 포함한 서부 해안에는 현재 100여척의 상선이 발이 묶인 채 대기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달부터가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을 겨냥한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유통되는 때라 관련 업계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 서부 항만은 우리나라 대미 수출물량의 63%가 처리되는 곳이다.
KOTRA 현지무역관에 따르면 현재 항만하역 및 현지 내륙운송이 지연되고 있는 제품들은 카메라·TV·김치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비롯해 식품·자동차 등이다. 이에 따라 항만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배달 지연과 공급 부족, 제품 변질 등이 예상된다.
현지 수입에이전트인 김스전기의 정광희 매니저는 “전자제품과 주방용품의 배달 지연으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이번 사태로 하루 5050만달러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2일까지 우리나라 한진해운 4척, 현대상선 3척, 부정기선 5척 등의 통관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연료비 등 통관 지연에 따라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부대비용도 1척당 하루 최대 2만5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 하주사무국 이우원 팀장은 “사태가 장기화돼 뉴욕 등 미국 동부 항만을 이용할 경우 TEU당 운임이 1500달러 증가하고, 항공편은 배편보다 운임이 4∼5배 비싸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현지 시각)에는 미국가전협회(CEA)가 이번 사태로 인해 MS·인텔·소니 등 회원사의 첨단제품 및 부품 선적이 중단되고 있다며 백악관 측에 비상조치 강구를 공식요청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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