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중국-印 SW업계 `만리장성` 공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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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가 그동안의 고속 성장을 기반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은 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중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도 국립 소프트웨어·서비스협회(Nasscom)에 따르면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지난해 63억달러를 거쳐 올해에는 85억달러, 오는 2008년에는 850억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500억달러가 수출돼 인도 전체 수출액의 3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인도에 비해 상당한 격차를 두고 처져있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지난 99년 2억5000만달러, 2001년에는 7억2000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며 오는 2005년이 돼도 인도(200억달러)의 10분의 1에도 훨씬 못미치는 1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질적으로도 인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인도는 종업원수 1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체가 850개나 되고 TCS·인포시스(Infosys) 등의 업체는 직원 수가 무려 1만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는 직원 수가 3000명 정도다. 또 인도는 CMM5 평가에 통과한 소프트웨어 업체가 세계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2002년 3월 현재 중국은 겨우 20개 업체가 CMM2 이상 평가에 통과하고 CMM5와 CMM4를 통과한 업체는 각각 1개밖에 없다.

 이처럼 중국의 소프트웨어산업은 인도와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난 98∼2001년 산업 총매출액은 연평균 26.7%라는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표1참조

 이는 같은 기간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률 6%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역시 세계 경제 침체와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25%의 성장세를 유지해 매출액이 357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가 중국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다른 데에도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은 아웃소싱 가공산업 위주로 국제시장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또 인도 소프트웨어 수출대상국은 유럽·미국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이 인도 소프트웨어 수출의 80% 이상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경기부진은 인도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1년 동안 인도는 중국 시장에 눈을 돌려 이미 15개 소프트웨어업체가 중국에 사무소를 설립하거나 중국 IT 업체와 협력을 맺고 있다. 향후 4∼5년 인도 50개 주요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중국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 환경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인도의 기술개발 업체 관계자는 “중국은 정보인프라가 잘 돼 있고 수준이 높은 기술인력이 많다”면서 “특히 중국 정부의 정책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의 중국 진출이 중국 자체 시장을 겨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아시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목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두번째 가는 소프트웨어시장이고 특히 일본은 미국에 이은 소프트웨어 수입대국이다. 한국 역시 최근 IT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정보기기 제품 생산·수출이 활성화되고 있어 이런 하드웨어에 걸맞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인도 업체들은 중국의 저렴한 기술인력을 활용해 중국을 발판으로 일본·한국에 보다 많은 소프트웨어를 수출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을 바라보는 인도 소프트웨어 업계의 시각이다. 다시 말하면 중국이 갖고 있는 지역적 장점, 동아시아 문화권 및 저렴한 제조원가를 이용해 동아시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 업체 가운데 TCS와 사티엄은 중국에 설립한 소프트웨어 개발센터의 목표를 아·태지역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과 한국을 주력 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다.

 인도 제품의 강점은 성능이 안정되고 내부 각부분을 원활하게 연동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인도 전자 및 소프트웨어 제품 수출 촉진위원회 관계자는 “소형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는 시장이 분산돼 있고 현지 고객들과 소통이 어려우며 이윤이 낮아 참여할 계획이 없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통신·항공·금융분야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대형 소프트웨어 제품개발에는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고 기술이 선진적이며 계약금액과 이윤이 커 국제 개방 폭이 넓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의 공항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입찰에서 인도가 미국 등지의 회사들을 누르고 입찰에 성공한 것이 인도 업계의 이같은 전략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사티엄과 또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 멀티테크(Multitech)는 이미 중국 화웨이·중싱·유니콤 등 대형 통신업체들의 핵심 프로젝트와 중국 항공시스템의 관리 소프트웨어도 수주했다.

 하지만 낙관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중국 실정을 잘 모르고 언어와 문화권이 달라 중국 현지수요 포착 및 판로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도 업체 관계자들은 “중국 토종업체들과 경쟁할 계획이 없어 적수는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중국 회사들과 제휴가 중국에서 자리잡는 지름길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도와 중국 업체들이 합작하면 인도의 노하우 및 관리상의 강점과 중국의 인력 및 토종업체 고객판로를 결합시켜 이른 시일안에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일본·한국 등 기타 시장에 보다 쉽고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인도 업계의 판단이다.

 현재 인도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중국 진입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만간 중국 시장 붐이 일면서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동아시아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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