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네트워크, 그리고 멀티미디어가 한데 어우러진 정보기술(IT)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듯 부품 및 산전분야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전체 출품업체(450개)의 절반이 넘는 290개 업체가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한껏 자웅을 겨룬다.
물론 부품들은 첨단 디지털 정보기기에 묻혀 빛을 잃었지만 최첨단 전자·정보통신기기 속에서 이번 ‘2002한국전자전’을 말없이 빛낼 숨은 공로자다. 이번 전시회를 빛낼 HD급 60인치 PDPTV, DLP 방식의 3세대 61인치 프로젝션TV, IMT2000 단말기, DVD플레이어, 초대형 LCDTV 등 첨단기기들도 핵심 부품의 개발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세상에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오늘의 ‘디지털 정보가전 대국 및 IT강국 코리아’의 산파역을 맡은 부품업계에서는 지난 1년간 새로 개발한 최첨단 제품을 대거 출품,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다시한번 대외 만방에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최측은 이번에 ‘신개발 우수 국산 전자부품관’을 마련해 어드밴스트 디지털TV용 시스템온칩(SoC), 액정구동칩(LDI), 반도체형 이중벤드 적외선(IR) 센서, HDD용 클록 헤드 등 무려 70여종을 선정하고 전시함으로써 전시회를 찾은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2002한국전자전’에 나타난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산업전자 관련 출품 동향을 소개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메모리 신화를 비메모리로 재현하자.’ 메모리 하나로 반도체 강국을 실현한 우리나라의 다음 목표는 비메모리시장 제패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전시회에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할 만한 획기적인 비메모리 신제품이 대거 출품돼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LG전자가 개발한 어드밴스트 디지털TV용 SoC. 이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TV 수신성능 확보’와 ‘다기능·저가격·고성능 영상음성신호처리부 구현’이라는 기술적인 성과 외에도 우리나라가 2004년께 무려 1조원대의 시장 형성이 기대되는 디지털TV용 핵심칩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을 만하다.
TFT LCD 모듈의 핵심 부품으로 최근 유망 비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는 LDI 분야에서는 국내 벤처기업인 토마토LSI가 IMT2000용 LCD에 채용되는 2칩 솔루션을 세계 처음으로 출시, 만만찮은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이트·파워칩과 소스칩 등 2칩으로 구성된 이 LDI는 세이코엡슨·히타치·NEC 등 세계 굴지의 업체들도 현재 개발중인 최첨단 제품이다.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동일기연이 개발한 LCD백라이트 인버터 구동용IC를 비롯해 이디텍이 개발한 PCS용 구동회로칩, 플로피디스크를 대체할 차세대 휴대형 저장장치인 플래시 USB 드라이버용 컨트롤러IC, 아큐텍반도체 기술이 의욕적으로 개발한 휴대폰용 35미크론급 CoF(Chip on Film), 삼성전자의 최적의 디스플레이 컨트롤을 가능케 하는 ‘하이라이트존칩’ 등 다양한 신제품이 첫선을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전방 제품인 각종 영상기기 형태로 출품, 모듈 등 단품으로는 비교적 적게 소개되지만 2인치 이하의 소형 제품에서부터 60인치를 넘는 초대형에 이르기까지 첨단 평판디스플레이(FPD)류가 세트와 함께 출품돼 간접적으로 기술력을 세계 만방에 알리게 된다.
이번 전시회엔 특히 기존 브라운관(CRT)을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는 LCD, PDP, 유기EL(OLED) 등 FPD 각 진영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토해내 국내외 관람객과 바이어들의 직접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LCD모듈로는 세계 최대 사이즈인 디지털TV용 42인치 제품과 컬러 휴대폰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2인치 안팎의 OLED. OLED는 특히 휴대폰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시대로 진입, 올해 다양한 신제품들이 출시됐다. 이와 함께 60인치급 이상의 초대형 PDP와 자동차용 7인치 TFT LCD 모듈 등도 선명한 화면과 새로운 응용시장 창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회엔 특히 다양한 크기와 기능을 지원하는 LCDTV가 대거 출품, 2003년 이후의 ‘LCDTV시대’를 겨냥하고 있는 국내 TFT LCD업계의 TV용 LCD모듈 기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TV용 LCD는 특히 노트북PC·모니터에 이은 새로운 LCD응용시장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부품·산전=‘고부가 고급형 제품만이 살아 남는다.’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저가공세로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국내 부품업계의 현실을 입증하듯 이번 전자전에는 고부가 부품류가 대거 출품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단말기와 디지털 정보가전 관련 핵심 부품이 집중적으로 선보여 주목된다.
가장 돋보이는 제품은 종합부품업체인 KEC와 LG이노텍이 공동 개발한 이중대역의 적외선센서와 한소닉테크가 국산화한 HDD용 클록헤드. 반도체형 적외선센서는 그동안 미국·프랑스·영국 등 선진국의 전유물로 간주돼온 것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며,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HDD클록헤드는 메모리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세공정을 수반하는 최첨단 고부가 부품이다.
각종 기능을 하나로 묶은 통합 부품도 이번 한국전자전에 나타난 전자부품 기술의 새로운 트렌드다. 대표적인 제품은 SWP신우전자가 개발한 다기능 음향부품(MFD:Multi-Function Device). 스피커·리시버·버저·진동모터를 통합한 MFD는 IMT2000 등 차세대 경박단소형 이동통신단말기에 주력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적인 범용 부품인 PCB분야에서도 이수페타시스를 비롯한 주요업체들이 커패시터 등 회로소자를 아예 내부에 통합한 이른바 ‘임베디스 PCB’를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삼성전기·LG이노텍 등 종합부품업체들도 RF부품의 기능을 결합한 부품을 잇따라 출품, 고부가 통합부품이라는 신조류를 반영하고 있다.
일반 회로부품 분야에서는 표면실장디바이스(SMD)화가 급진전되고 있음도 보여준다. 특히 인덕터(L)·저항(R)·콘덴서(C) 등의 초소형칩화가 급진전, MLCC·칩비드 등 일부 부품은 ‘0603’(0.6×0.3㎜)형이 잇따라 소개된다. 저항업체인 아비코전자는 3225(3.2×2.5㎜)타입의 권선형 칩인덕터를 출품한다. 특히 종합 칩부품업체인 쎄라텍은 칩비드·칩인덕터·칩배리스터·칩커먼모드필터 등 다양한 초소형 칩부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트가 성장하면 부품산업도 따라서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전자전에는 ‘포스트 메모리’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FPD 관련 부품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 PCB·커넥터 등 일반부품은 물론 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액정구동용 인버터, LCD모듈용 CoF 등 FPD 대응 부품은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산업용 분야에서는 자동차의 전자화, 즉 ‘e카’시대를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 내비게이션시스템을 비롯해 GPS기반의 차량용 고급형 속도감지기 등 신제품들이 관심을 끌 만하다. 양방향 차량 원격시동기, 차량용 디지털 위성수신라디오 등도 이번 전시회에 첫선을 보여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위텍전자가 대형 버스나 트럭 등이 후진할 때 후방 감시에 사용되는 카메라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며 감시용 카메라분야의 오닉스시스템은 야간에도 선명한 영상포착이 가능한 특수 CCD카메라를 선보여 DVR업체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전자전에는 특히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을 산업용 기계시스템에 접목한 매카트로닉스분야를 비롯해 첨단 산업용 제품의 출시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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