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음반 반독점 소송 타결

　미국의 주요 음반업체들 및 음반 판매업체들과 미국 각 주 사이에 2년을 끌어온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타결됐다. 음반업계와 각 주 검찰은 673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고 사건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C넷이 30일 보도했다. 미국 43개 주는 이들 음반업체와 판매업체가 담합, CD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게 책정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며 지난 2000년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의 주요 음반업체들과 음반소매상들은 673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한편 7570만달러 어치의 CD를 학교와 자선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이들 업체는 베르텔스만, EMI, 워너-엘렉트라-애틀랜틱,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유니버설 등의 음반업체와 타워레코드, 뮤직랜드스토어, 트랜스월드 등의 소매업체들이다. 　

　뉴욕주 검찰총장인 엘리엇 스피처는 “이번 합의로 음반업계가 담합해 CD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들에게 금전적 이익을 주고 학교나 지역사회에 다양한 음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음반업체들은 이 합의가 “소모적인 소송을 중단하기 위한 사업적 차원의 조치였을 뿐”이라며 반독점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음반업계들은 지금까지 CD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판매점에 재정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CD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들 음반업체는 소매업체들이 CD를 일정 가격 이상으로 파는 경우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혜택을 앞세워 CD에 가격 하한선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관행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음악 유통의 비용이 줄어들고 월마트 등의 대형 할인매장이 음반의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문제로 떠올랐다.

　한편 음반업계는 이런 관행은 소규모 판매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