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가격 하락 어디까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5인치 모니터용 TFTF LCD 분길별 평균공급가·제조원가

 지난 4개월간 계속되고 있는 TFT LCD 가격하락세가 다음달까지 이어져 업계의 심리적 지지선이자 마지노선으로 간주했던 ‘200달러 벽’이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다. 현재 TFT LCD 시장의 주력 제품인 모니터용 15인치 모듈의 평균공급가격(ASP)은 약 210∼22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달 이후에도 가격하락세가 계속된다면 일부 로엔드 모델을 시작으로 200달러 벽의 붕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디까지 밀리나=지난 5월 260달러를 정점으로 TFT LCD 가격은 그동안 매달 10달러 정도씩 꾸준히 하락해왔다. 9월 새학기 특수로 8월부터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여지없이 깨졌으며 다음달에도 이같은 가격하락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200달러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가정할 때 과연 어느 선까지 떨어지느냐는 점과 언제쯤 가격이 반등할 것이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TFT LCD 가격은 앞으로 낙폭은 줄어들겠지만 분기별로 평균 3.2∼4.5% 수준으로 떨어져 인치당 10달러선을 향해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분석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도 2004년 1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가격반등도 앞으로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5세대 설비투자 경쟁이 불붙어 공급능력 증가속도가 내년말까지 수요증가분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냉음극형광램프(CCFL) 등 핵심 소재 및 부품의 품귀가 심화되거나 TV용 대형 LCD시장이 폭발할 경우는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가격하락의 근본 배경=TFT LCD 가격이 이처럼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근본 이유는 브라운관(CRT)을 대체,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가격을 낮춰 CRT와의 격차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LCD모니터는 전문가그룹과 기업용 수요를 잠식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최대 수요처인 일반용 PC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여전히 가격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일부 선발 TFT LCD업체들이 후발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지속적인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LG필립스·AUO 등 ‘빅3’는 대만의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제조원가가 매년 10∼20% 정도씩 떨어져 LCD업계가 운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 AM LCD사업부 이상완 사장은 최근 이와 관련, “내년까지 제조원가를 인치당 10달러까지 낮출 것”이라며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가격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4분기 이후 전망=11월말 추수감사절에서 12월말 크리스마스에 이르는 약 한달간은 연중 PC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즌이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LCD모듈은 1개월 전부터 사전물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늦어도 다음달 중순부터는 TFT LCD 수요가 완연한 회복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일부에선 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한 신제품 출시를 위해 LCD 사전구매에 나서기 시작,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이 많이 떨어져 바닥권이란 인식이 퍼져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만쪽 모니터 시장도 회복조짐이 뚜렷하다. 가격이 내릴 만큼 내려 이제 LCD모니터를 살 사람은 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변수는 많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이 임박하면서 세계 IT경기가 냉랭하다.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3대 경제권 모두 경기불안으로 안절부절이다. 이 여파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4개월간의 LCD 수요부진으로 관련업체들은 적정선을 크게 웃도는 재고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상황에 상관없이 이번 4분기는 계절적으로 최대 PC성수기여서 일시적으로나마 TFT LCD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최대시장인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데다 대이라크 전쟁발발과 장기전 우려 등 악재가 많아 내년 1분기 이후의 TFT LCD 시장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