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하차냐, 지속이냐.’
삼성SDS(대표 김홍기)가 최근 한 외주 컨설팅회사가 수행했던 내부 사업전략 컨설팅 결과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A사의 컨설팅 보고서가 이 회사의 사업 현황 및 전략들과 배치되는 부문이 많기 때문이다.
◇사업전략 컨설팅 결과=삼성SDS는 지난 4개월 동안 전사 차원에서 A사로부터 각 사업분야 전략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의 의뢰로 진행된 이번 컨설팅 결과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사업전략 평가 등 보고서 대부분이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추진하는 방향과 상당히 배치되고 있다는 점. 따라서 투자에 견줘 이익이 안되는 사업부문의 경우 당연히 지적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것이다. 이가운데 △솔루션 △해외 △컨설팅 등 3개 사업부문은 A사 측으로부터 사업방향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솔루션 사업부문의 평가 결과는 삼성SDS 측과 큰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A사의 진단결과는 한 마디로 ‘솔루션 사업을 접고 SI사업에 집중하라’는 충고.
해외사업부문도 본사의 해외 영업 조직 및 해외 현지법인과 지사간 시너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컨대 국내 본사내 해외 영업조직이 필요 이상으로 방대하므로 본사 조직을 축소하거나 해외에 전진 배치하고, 해외 현지조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삼성SDS는 현재 해외 법인·사무소에 400명 가량의 인력을 두고 있다.
컨설팅부문에서는 종합컨설팅 보다는 SI 수주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 기반 컨설팅에 주력하라는 진단이 나왔다. 프로젝트 수주율을 높이기 위해 일단 ‘발등의 불 먼저 끄라’는 얘기다.
◇삼성SDS측 반응=대체적으로 A사 보고서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특히 지적을 받은 3개 부문은 김홍기 사장이 팔을 걷어부치며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사업이라는 것. 실제 김 사장은 보고서에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삼성SDS는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이번 컨설팅의 후속조치 마련을 지시함에 따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실행 방안 마련에 착수해 귀추가 주목된다. 컨설팅 결과 이행 여부에 대한 결정권한을 김 사장이 갖고 있다.
지목된 사업부문들도 강한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사실상 ‘폐쇄’ 지적을 받은 솔루션사업부문 한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내용과 상관없이) 사업은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문에서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uniERP’ ‘컨택트’ ‘에이큐브’ 등 솔루션 패키지를 미국·독일·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1억4천만달러 이상의 실적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해외사업부문 역시 이번 컨설팅 내용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 컨설팅부문 관계자도 “글로벌 ‘빅4’형 종합컨설팅을 타깃으로 사업역량을 키워간다는 데에 A사 측도 공감을 했다”면서 종합컨설팅 추진 전략을 지속해나갈 것 내비쳤다.
삼성SDS 측은 “A사의 보고서에서 아쉬운 점은 SI사업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삼성SDS와의 시각 차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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