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비디오 콘솔 게임타이틀을 교환판매하는 중고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플레이스테이션(PS)2와 PS2용 게임타이틀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기존 타이틀을 보상판매하는 유통점이 늘어나면서 신작 게임의 30% 이상이 보상판매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유통점은 이같은 보상판매를 통해 확보한 중고 게임타이틀을 정가의 75∼80% 정도의 가격으로 재판매, 소비자들이 새 제품보다는 중고 게임을 먼저 찾고 중고 제품이 없을 경우에만 새 제품을 구입하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비디오 콘솔 게임시장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기존 시장과 중고 시장으로 다양화될 전망이다.
◇중고시장 현황=최근 들어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비디오게임 매장이 중고 게임을 최고 70%까지 보상해주며 신작 게임과 교환해주고 보상판매를 통해 매입한 중고 게임을 정가보다 20∼25% 정도 싼 가격에 재판매하고 있다.
이들 유통점에 따르면 게임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고는 있으나 전체 판매량의 30% 정도가 이같은 보상판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결국 이들 유통점을 통해 판매되는 중고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많게는 전체 비디오 게임 판매량의 30%에 달하는 셈이다.
이와관련, 용산전자상가의 한 유통점 관계자는 “출시된 지 2주에서 1개월 정도가 지난 게임을 중심으로 보상판매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확보한 중고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 중고 게임은 항상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형성배경=이처럼 중고 비디오 게임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PS2 보급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지만 비디오 게임가격이 4만∼5만원선으로 비싼 편이라 경제력이 높지 않은 소비자들이 많은 게임을 구입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국내에는 모든 게임을 소장하려는 마니아보다는 단순히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이 많은데다 최근 출시된 게임의 종류도 비교적 플레이 시간이 짧은 어드벤처성 게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유통상들이 보상판매라는 마케팅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업계반응 및 전망=비디오 게임 유통사들은 이같은 현상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상판매를 통해 신작 게임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데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이 보다 빠르게 자리잡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사의 관계자는 “비디오 게임시장 초기 단계인 국내에서 중고시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을 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고시장이 과대하게 활성화될 경우 당장은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발사와 유통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들 관계자는 특히 일본의 경우 중고 게임 판매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오래 지속되기는 했지만 지난 4월 ‘합법’ 판정을 받은데다 국내의 경우도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는 상태라는 점을 들어 비디오 게 시장이 성숙할수록 중고시장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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