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바닥 어디?

 D램 가격의 연이은 하락으로 4분기 장세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당초 3분기초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됐던 D램 가격이 3분기 중반이 넘도록 본격적인 가격반등의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지난주에는 아시아현물시장에서 주요 SD램의 평균거래가격이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 7월 급등세를 보이며 본격 상승의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했던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마저 최근들어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어 4분기 시장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계속되는 메모리 현물가 하락=D램 가격동향의 지표가 되는 아시아현물시장에서 주요 D램의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램 전자상거래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일 지난주 마감장에서 256Mb(32Mx8 133㎒) SD램은 전일에 비해 3.29% 하락한 2.30∼2.55달러(평균가 2.3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올들어 가장 낮은 가격이다.

 128Mb(16Mx8 133㎒) SD램은 전일 대비 1.58%가 소폭 반등하며 1.55∼1.70달러(평균가 1.60달러)를 기록했으나 평균거래가격은 연중 최저치인 1.57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이들 제품의 가격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3월초 이후 256Mb 제품은 72%, 128Mb 제품은 63%가 하락하며 연중 최고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해 있다.

 하반기 들어 시장주력제품으로 급부상한 DDR SD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DDR 256Mb(32Mx8 266㎒) SD램은 지난 주말에 이전일 대비 0.76% 하락하며 6.30∼6.70달러(평균가 6.45달러)에 거래돼 하락세를 이어갔다.

 DDR 128Mb(16Mx8 266㎒) SD램도 1.26%가 떨어지며 3.05∼3.40달러(평균가 3.12달러)를 거래돼 한주내내 약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3분기 들어선 인텔과 AMD 등 중앙처리장치(CPU) 공급업체들이 CPU 가격을 큰폭으로 인하했으나 D램 가격을 오름세로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시장분석가들은 4분기 장세에 대해 낙관하지 못한 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속적인 약세론=아시아현물시장을 움직이는 대만, 홍콩 등의 D램 유통업자들은 가격약세가 10월에도 지속되는 한편 4분기 시장전망 또한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9월들어 고정거래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10월엔 정체 또는 하락반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공개한 올해 PC출하량 증가치가 당초 예상의 4.7% 증가보다 훨씬 낮은 1.1%에 그칠 것이라는 자료를 근거로 4분기 D램 가격의 추가하락을 전망했다.

 하나경제연구소는 향후 2주간 SD램 가격은 최근의 급락 여파로 5% 내외에서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DDR SD램의 가격은 계절적 수요가 나타나는 11월초까지 하락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또 대만 주기판업체들의 8월 출하량이 전월 대비 10% 가량 늘어나긴 했으나 이는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며 D램 가격 상승분위기 조성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UBS워버그증권은 6월 이후 주요 D램 업체들이 DDR SD램 가격을 5∼10% 올렸지만 0.13미크론 공정확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가 D램 가격상승의 발목을 잡아 4분기에도 약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시장분석가들은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세계 IT경기는 다시 위축기 또는 관망기에 접어들 것이어서 당초 예상됐던 4분기 낙관론을 내년 이후로 유보하고 있다.

 ◇강세 반전론=이에 반해 D램 제조업체들은 조심스런 4분기 상승론을 펼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대형 브랜드PC 업체에 제공하는 D램 고정거래 제품의 가격이 DDR SD램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이달초에 이어 중순에도 5% 가량 오를 것으로 낙관됨에 따라 가격상승 에너지는 당분간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최근 세계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이 SD램에 비해 판매단가가 높은 DDR SD램의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지만 DDR SD램을 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난야테크놀로지 등 일부 업체에 한정돼 있고 공급량 또한 제한적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SD램의 지속적인 가격하락에 관해서도 DDR SD램 증산에 따른 SD램 생산량 감소로 인해 4분기 중에 DDR SD램 가격안정 및 SD램 가격상승 등의 윈윈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본격적인 가격 상승시점에 대해선 내년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일치를 보여 4분기 상승, 내년 상반기 조정, 내년 하반기 상승 등의 과정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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