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영화 성수기인 추석연휴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해 추석연휴 5일 동안(주말 포함) 극장가를 찾은 관객은 무려 서울 107만명, 전국 280여만명. 이 같은 관객수는 평수기 3주동안 흥행 성적과 맞먹는 것으로 연중 극장가가 가장 활기를 띠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올해는 특히 태풍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해외여행을 포기한 사람이 늘고 있는 데다 추석연휴도 사흘로 짧은만큼 고향을 찾는 대신 시내 극장가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는 13일 개봉작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가문의 영광’ ‘연애소설’ ‘로드 투 퍼디션’ ‘레인 오브 파이어’ 등 5편을 비롯해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와 ‘보스상륙작전’ 등이 상영된다. 특히 장르가 코미디, 드라마, 액션, 게임 팬터지, 멜로 등 다양해 입맛대로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담없는 웃음-가문의 영광
지난해 추석 대박을 터뜨린 흥행작 ‘조폭마누라’의 영광을 이어가겠다는 코미디물. 조폭과 코미디, 멜로를 적절히 섞어 부담없는 웃음을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3일 개봉한 이후 주말 3일동안 서울 13만명, 전국 60만명을 동원한만큼 올 추석연휴 극장가를 이끌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조폭이 등장하되 영화적인 재미를 배가시키는 양념 역할만 할 뿐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평범한 청춘 남녀인 것도 기존 조폭영화와의 차별화를 꾀한 대목이다. 조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 위해 가문의 막내 딸을 명문대학 출신의 순진한 벤처CEO와 이어주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식 에피소드가 재미있게 그려진다.
‘재밌는 영화’에 이어 두번째 영화도 코미디를 선택한 김정은의 연기가 돋보이며 중후한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완전히 망가진 모습을 보여준 유동근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15세 이용가.
◇ 연인끼리-연애소설
‘가문의 영광’에 이어 박스오피스에서 두번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 주연의 정통 멜로물. 추석연휴동안 연인끼리 보면 좋은 영화다. 최루성 요소가 적절히 가미돼 있는만큼 여성 관객이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손을 끌고 극장가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작품.
주인공에게 도착한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사진 엽서가 궁금증을 일으키며 시작되는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들며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스크린에 흩뿌린다. 코믹스러운 이미지를 깨고 진지한 멜로를 연기하는 차태현의 연기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느 날부터인가 지환에게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편지가 배달된다. 해맑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과 몇자의 글귀들. 비누냄새 가득한 편지에서 지환은 보고 싶은 옛 두 친구를 떠올린다. 5년전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다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수인과 경희. 그는 슬프지만 소중했던 기억 속의 두 친구들을 떠올리며 오랜 설렘으로 다시 그녀들을 찾아 나서지만 그 과정에서 비밀과 마주치게 되는데. 12세 이용가.
◇ 게임 좋아하세요-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4년의 제작기간, 100억원 제작비가 관객조차 부담스러웠을까. 13일 개봉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는 싸늘했다. 첫주에 박스오피스 7위. 기대이하로 냉담한 반응이지만 그렇다고 형편없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다만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자꾸 연상돼 기대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툼레이더’ ‘파이널 판타지’ 등 게임 스토리를 영화로 제작한 기존 작품과는 달리 영화와 게임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게임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
자장면 배달부 주는 게임에 미쳐 살면서 게임방 아르바이트생 희미를 짝사랑한다. 어느 날 늦은 밤 주는 거리에서 희미를 닮은 성냥팔이 소녀를 만나 구입한 라이터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무심코 누른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 접속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이 들려오고 주는 성냥팔이 소녀를 구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는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15세 이용가.
◇갱스터 영화 한 편쯤은-로드 투 퍼디션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를 석권한 샘 멘데스 감독과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 톰 행크스가 호흡을 맞춘 작품.
청부살해업자인 아버지와 장남이 가족을 죽인 마피아에 복수하는 여정을 따라가는 로드 투 퍼디션은 단순한 코미디와 풋풋한 멜로의 틈새에서 보다 진지하게 접근한다. 대부 이후 최고의 갱스터 영화라는 극찬을 얻기도 한 로드 투 퍼디션은 톰 행크스 이외에도 폴 뉴먼와 주드 로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통해 세대간에 이어지는 끈끈한 고리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죽음의 천사라고 불리는 마이클 설리번. 마피아 보스의 양아들이기도 한 그는 조직의 일원으로 중요한 임무를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든든한 아버지인 마이클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는 차마 자신의 직업을 말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다. 15세 이용가.
◇SF에 싫증나지 않았다면-레인 오브 파이어
핵무기로 폐허가 된 미래로 관객을 안내하는 ‘레인 오브 파이어’는 포악한 익룡과 그에 대적하는 인간의 사투를 처절하게 그린 SF 액션 영화다.
막강한 특수효과의 호위 속에서 탄생한 디스토피아적인 비주얼들이 볼거리다. 사실감 있게 뼈와 살을 붙인 익룡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도 보기드문 즐거움.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배우였던 매튜 매커니히가 액션 영웅으로 변신한다.
2084년, 핵전쟁으로 파괴된 런던에서 고대의 거대한 생명체가 발견된다. 놈은 도시 전체를 뒤덮을만한 상상을 초월하는 위용을 가진 수컷 익룡이며 1년에 무려 백만 마리씩 암컷들을 번식시킨다. 12세 이용가.
◇ 명화 한편 감상하시죠-오아시스
신선도에서는 좀 떨어지지만 ‘오아시스’를 선택해도 후회는 없다. 오아시스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한 이후 명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15일 개봉돼 4주차를 맞고 있는데도 비교적 높은 좌석점유율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 현재 전국 관객도 이미 90만명을 넘어섰다. 예매율도 높아 추석 연휴기간에도 오아시스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동 감독의 탄탄한 연출과 설경구와 문소리의 숨막힐듯한 연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밖에 9월초 개봉한 ‘보스상륙작전’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에 랭크되며 전국 50만 관객을 넘어선만큼 뒷심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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