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및 평판디스플레이(FPD) 장비업체들이 반도체 불황의 충격을 완화하고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 다양화 및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테크·아토·태화일렉트론·케이씨텍 등 장비업체들이 핵심 전공정장비 사업 또는 자사 장비를 이용한 서비스사업에 신규진출하는 등 불황기 위험분산 차원의 사업다각화 노력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호·불황의 변동폭이 매우 큰데다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반도체장비사업의 한계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전공정용 트랙장비 및 후공정용 검사장비업체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중국 현지업체와 합자형식으로 ‘베이징석태반도체’를 설립, 반도체소자의 양불량 상태를 검사하는 ‘테스터 하우스’ 사업에 진출했다. 이 외에도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및 컬러필터사업 등 자사 장비를 응용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아토(대표 문상영)는 주력품목인 가스공급 및 가스정제장치 외에 올들어 디지털 도어록 등 일반 소비자 대상의 장치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기존 반도체장비사업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학기상증착(CVD)장비와 고순도 가스제조 및 공급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FPD장비업체 태화일렉트론(대표 신원호)은 반도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로 하고 일본업체와 공동으로 전공정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도호테크놀로지와 공동 출자해 합작법인을 설립, 고성능 세정장비와 단차측정기의 개발에 착수한 데 이어 이달 초 일본 니신이온기기와 함께 반도체용 이온주입기 합작사를 설립했다.
케이씨텍(대표 고석태)도 세정장비 등 전공정용 부대장비 위주의 사업구조를 전공정 핵심장비 분야로 다각화하기 위해 최근 국내 플라즈마 소스 전문업체 셈테크놀러지로부터 플라즈마 소스 독점사용권을 확보해 이를 활용한 식각장비를 추가로 개발하기로 하는 한편, 플라즈마 세정장비 사업에도 진출해 제품 다양화 및 사업다각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계가 위험분산의 필요성을 절감, 생존력 강화 목적의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수년 전 IT경기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앞다퉈 벤처기업에 투자하던 상황과는 달리 최근의 추세는 기업의 체질강화 등 건전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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