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판타그램의 지분 일부와 3D 온라인 게임인 ‘샤이닝로어’ 판권을 인수한 데 이어 위자드소프트도 최고경영진의 지분 대부분을 메가베이스라는 신설 투자사에 넘겼다. 또 CCR도 게임전문 케이블방송사인 엠비씨게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계획으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게임업체들간 합종연횡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더구나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대작 게임개발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업체는 많은 반면 투자자들의 게임에 대한 투자는 줄고 있는 상황이라 게임업체들간에 지분매입이나 대규모 자금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M&A열풍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황=엔씨소프트는 지난달 말 판타그램에 총 117억원을 투자해 판타그램의 지분 29%와 판타그램인터랙티브의 신주 16.7% 및 3D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인 ‘샤이닝로어’에 대한 전세계 판권을 매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와 판타그램의 개발력을 결합해 ‘샤이닝로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리니지’를 서비스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와 서버운영 및 웹사이트 관리 등을 대행해 이를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위자드소프트는 지난 4일 심경주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3명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가운데 전체 지분의 18%에 해당하는 88만8932주를 총 39억원에 예약매도 형태로 야후코리아 금융담당 이사 출신의 최용갑씨가 설립한 메가베이스에 매각했다.
이에따라 심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지분율은 23.31%에서 5% 정도로 낮아지고 메가베이스가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경영권도 확보했다. CCR도 겜비씨에 지분참여 형태로 70억∼100억원의 자금을 투자,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는 방침으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투자계약이 성사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빛소프트도 지난 3일 총 57억원을 투자해 에듀박스로부터 추후 530만주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인수, 이 회사 지분 15.9%를 확보함으로써 경영권을 확보하고 사업영역도 교육콘텐츠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경=업체들의 이같은 투자는 사업확대 차원이다. 판타그램에 최고 120억원 가까이를 투자키로 한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며 겜비씨에 70억∼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협상을 진행중인 CCR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것이다. 에듀박스의 경영권을 인수한 한빛소프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위자드소프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심경주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3인의 주식 대부분을 신설투자사인 메가베이스에 매각했지만 주식매각 대금이 회사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어서 자금난 해소를 위한 투자유치로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위자드소프트 경영진 측은 “회사에 자금이 유입되지는 않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함으로써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사업다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망=대형 게임업체들간 M&A를 통한 전략적제휴 관계 구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게임그룹이 형성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이미 게임개발력과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는 판타그램과 긴밀한 전략적제휴 관계를 맺음으로써 양사의 개발력과 서비스 및 퍼블리싱 능력을 결합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CCR와 겜비씨의 경우도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투자를 계기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미디어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돼온 것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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