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단말기업체들 총력을 기울이고
3세대 이동전화 시장의 80% 정도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는 WCDMA(비동기 IMT2000) 단말기 개발 경쟁이 급류를 타고 있다.
특히 최강 노키아가 이달중 세계 최초로 듀얼모드를 지원하는 WCDMA 단말기 출시 계획을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모토로라·LG전자·NEC 등 메이저업체들도 완제품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등 개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국내 비동기 IMT2000 사업자인 KT아이컴을 비롯해 그동안 3세대 서비스 도입을 미뤄왔던 전세계 주요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내년중 WCDMA 상용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메이저 단말기업체들이 듀얼모드 및 듀얼모드 듀얼밴드 3세대 단말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키아는 오는 26일 핀란드에서 자사 최초의 3세대 단말기인 ‘케니(KENNY)’를 출시할 예정이다. WCDMA 단말기인 케니는 노키아의 철저한 보안으로 모델명과 듀얼모드라는 것 외엔 아직까지 알려진 게 없지만 노키아의 3세대 이동전화단말기 관련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한국노키아 김지원 부장은 “이번 WCDMA 단말기 출시는 전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을 리드하는 노키아의 위상과 기술력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제표준에 따른 최초의 WCDMA 단말기 상용화 제품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자들의 잇따른 IMT2000 서비스 연기로 단말기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국내 업체들도 개발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사업자들의 서비스 일정에 맞춰 내년 2분기 이전에 내수용 WCDMA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며 유럽형 수출모델은 이보다 1∼2개월 앞서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5월까지 듀얼모드와 듀얼밴드를 지원하는 WCDMA 단말기의 국내 시장 출시를 목표로 KT아이컴·SKIMT과 단말기 표준사항에 관해 논의중이다. 유럽 등 해외모델은 유럽 서비스업체들과 연계하고 퀄컴의 WCDMA 칩을 탑재해 이르면 내년 4월 내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김헌배 개발그룹 수석연구원은 “내년부터 국내외 서비스업체들이 본격적으로 WCDMA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여 단말기 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며 “강점인 디자인과 제조능력을 앞세워 2세대 단말기에 이어 3세대 단말기에 경쟁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인희석 차세대단말연구소 팀장은 “GSM을 기반으로 하는 해외용 WCDMA 단말기 개발이 CDMA와 접목해야 하는 국내용보다 용이하다”며 “이번 한일 월드컵 기간 시연을 계기로 해외 서비스업체들과 제품개발에 관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내년 하반기에 자체 개발 칩 등 자사 솔루션을 탑재한 WCDMA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 시장에서 3세대 단말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NEC도 NTT도코모를 발판으로 유럽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준일 연구원은 “유럽 업체들이 GSM의 원천기술을 앞세워 국내 업체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WCDMA 단말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단말기 디자인과 성능 등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