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권오규 조달청장(왼쪽)과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5일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 전자상거래 및 상품콘텐츠의 표준화를 위한 업무협력 약정을 체결했다.
조달청과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ECIF)이 전자카탈로그 국가표준 구축에 공동 협력키로 한 것은 전자상거래 확산의 보틀넥인 상품 코드체계의 표준화작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이번 협정에서 정부가 대의를 위해 기존 물품관리 위주의 정부목록제도를 버리고 신분류체계를 수용키로 했다는 점에서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협정배경=정부가 G2B를 도입하면서 민간과의 호환테이블을 구축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민간부문의 물품분류와 호환성을 확보할 경우 정부가 그간 개발한 41만여 품목의 정부목록자료를 민간과 공유할 수 있고 신규상품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간단한 확인작업만으로 표준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돼 시간·노력·인력을 모두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민간과 정부를 망라해 전자카탈로그의 표준화 없이는 전자상거래를 범국가적으로 확산시키기 어려운데다 산자부 주관 업종간 전자상거래(B2B)의 시범사업에서도 공공기관을 포함한 국가표준의 제정 필요성도 협정체결의 배경이 됐다.
◇협정골자=이번 협정의 핵심은 양 기관이 전자카탈로그 국가표준 구축을 위해 공동협력하고 국제표준기구에서의 표준화 활동에 공동대응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종래 상품코드체계로 사용해 오던 군급분류방식(FSC)을 버리고 유엔이 권장하고 있는 신분류체계(UNSPSC)를 수용해 국가 전체적으로 단일화된 코드체계 확보에 공동 노력키로 했다.
또 단위코드체계 구축을 위해 공동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관련 국제코드관리기관과 협력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상품분류 표준화와 관련된 법을 제정·개정하거나 조달제도 개편시 의견을 통일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기대효과=우선 국가 전체적으로 상품코드체계를 표준화함으로써 거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의 UNSPSC체제 도입으로 전자상거래 위주로 발전하고 있는 민간부문과 상품분류코드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전체적으로 상품코드체계가 표준화되면 현재까지 독자 품목분류기준을 활용해 상품과 고객을 확보하는데 다소의 독점력을 발휘한 개별 e마켓플레이스들이 다소 위축되고 앞으로는 개방형 e마켓플레이스가 부상해 경쟁을 촉진하고 새로운 전자상거래 영역을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과제=이번 조달청과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간에 합의된 것은 전자카탈로그 표준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상품분류체계의 통일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중요 요소인 식별체계(바코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식별체계와 관련해 포럼은 GTIN체계를 채택하고 있고 조달청은 독자 식별체계를 갖고 있다. 조달청은 원칙적으로 식별체계는 기존 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식별체계를 유지하는 조달청 시스템과 포럼의 표준안은 사실상 표준화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G2B와 B2B 통합문제와 관련해 여러 전문가들이 조달청은 물론 산자부, 기획예산처 등에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달청과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은 이번 합의된 공동협력관계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차원이 아닌 현실적인 차원에서 검토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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