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국제광산업 전시회>시장은 `뛰박질` 인프라는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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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업은 정보통신산업의 근간이자 BT(생명기술)·ET(환경기술)·NT(나노기술) 등 미래 유망산업과 국방, 생산가공, 측정 등 다양한 분야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특히 광기술이 통신분야뿐만 아니라 정보처리, 계측, 가공, 에너지, 의료 등 거의 모든 산업 영역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으면서 광산업에 대한 중요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광산업은 기술적 파급효과가 커서 여러 제품들의 혁신에 기여한다. 또한 과학적 집중도가 매우 높은 과학기반산업인 반면 기술과 가격경쟁이 치열해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집중적인 육성안을 내놓으며 앞으로 다가올 광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무선통신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에 비해 광통신분야는 아직까지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한국광산업진흥회는 광통신·광정보기기·광정밀기기·광원응용·광소재·광학기기 등으로 광산업을 분류하고 있지만 레이저·광통신·광학을 제외한 전자와 광이 융합된 제품에 대한 분류기준은 아직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다.

 세계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광산업의 거품이 빠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공급업자의 과잉설비투자와 광전송장치를 공급하는 기업의 재고누적, 과잉 가격경쟁, 투자가들의 투자 중단으로 광산업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회복시기까지는 약간의 기간이 걸려 오는 2003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324조원에서 오는 2010년 1108조원으로 성장하고 시장의 증가율은 앞으로 매년 10% 이상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광선진국인 미국에서는 광섬유망을 이용한 국가 주도의 고속·대용량 전송망 부설이 끝나고 현재는 실수요에 의한 전송망의 부설과 정비가 추진되고 있다. 일본도 펩토초(Femto-second) 기술프로그램(1995∼2004)을 바탕으로 중장기 대형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독일도 올해부터 광기술 5개년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레이저와 바이오포토닉스, 나노단위의 미세가공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대만·중국 등도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인 광산업 육성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자부와 정통부, 과기부 등이 지난 2000년부터 광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광주시는 광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선정해 집적화단지를 조성하고 광통신부품·광정밀기기·광원·광소재 등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정부와 광주시는 광산업을 체계적으로 키워 오는 2010년 세계 5위의 광선진국 진입이라는 ‘포토닉스 2010’의 계획도 차근차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광산업은 약점이 강점보다 더 많다는 계 업계의 지적이다. 국가차원의 구체적이면서 종합적인 육성 계획안이 마련돼 있지 않는데다 외국기술 도입과 단부품 생산위주이고 중국과 대만의 광산업 발전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집적화단지가 조성중인 광주지역에는 아직 대기업과 선도기업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관련업계에서는 반도체산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인력,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통신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정부가 장기적인 의지를 가지고 광산업을 육성한다면 머지않아 광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광주시가 추진한 광산업 육성 및 집적화계획 1단계(2000∼2003년)의 성과로는 광산업 민간육성 주체인 한국광산업진흥회(KAPID)와 한국광기술원(KOPTI) 등 기관설립, 장비구축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들 수 있다.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 광주지역 광관련 기업이 당초 47개사에서 올해 154개사로 크게 늘었으며 이들 기업의 매출액 또한 지난해 8500억원에 달하는 등 양적·질적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는 광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단계에서 중점을 둔 하부구조 구축의 결과물을 최대한 살려 광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단계(2004∼2008년)에서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와 공동으로 재원을 조달해 기술개발 위주의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돼 성공을 거둘 경우 광주지역 광산업의 생산은 오는 2010년 7조185억원으로 증가하고 고용효과도 2001년 8700여명에서 2010년에는 4만8000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최근 발표한 ‘광산업 2단계 육성방안’을 통해 예측했다.

 STEPI 박동배 연구원은 “광산업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별도의 집행기구의 설립도 강구해 볼 만한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관련기업과 전문가들에게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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