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최악`…기간산업도 잠겼다

한반도를 강타한 제15호 태풍 ‘루사’가 전력·통신·도로·철도 등 기간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컨테이너 등 화물수송을 전담하는 철도 등의 복구가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출 등 산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피해 큰 기간산업·중소기업=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현재 산업계 피해상황을 집계한 결과 제주와 강릉을 비롯해 전국 116만1838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산업시설 중에서는 경북과 제주 소재 중소기업 12개사가 침수돼 원자재·기계설비·건축물 등 5억5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의 12개 입주업체에서는 정전으로 인한 가동중지와 제품피해가 발생했으며, 대불·광양·군산 국가산업단지에서도 일부공장의 건물 지붕이 파손됐다. 이밖에 철도 8개 노선 33개소, 도로 95개소 등에 피해가 발생하는 등 국가 기간교통망이 사상 최악의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대란=15호 태풍 ‘루사’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특히 강릉·속초·동해·원주 등 동해안지역이 정전 및 통신망 파괴 등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속출했다.

 KT는 태풍 ‘루사’로 인해 전국에 걸쳐 21만여 통신회선에 피해가 발행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영동지역 광케이블망의 경우 비상시를 대비해 4원화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 다발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는 등 긴급상황이 발생해 강릉·동해·삼척·태백·정선·고성·양양지역의 시외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두절 또는 정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이번 태풍으로 인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드림라인과 지엔지네트웍스 등의 망이 단전됨에 따라 1만7300여명의 가입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데이콤·파워콤·SK텔레콤 역시 원주·강릉·속초·동해지역의 선로가 유실되고 국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특히 정전으로 인해 전송로 다운사례가 속출, 280여개의 기지국을 복구 중이다.

 ◇가전업체들의 피해=가전업계도 이번 태풍으로 인해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아직 정확한 피해사례가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사업장에서 창문이 파손되는 등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어 2일께면 정확한 피해상황이 집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흥반도체 공장과 삼성SDI의 수원사업장도 태풍으로 인해 나무가 뽑혀나가고 창문이 파손되거나 누수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풍 ‘루사’의 피해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는 한편 피해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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