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IT문화를 만들자>(30)외국기업 사례-IBM의 `블루스페이스`

 PC의 등장은 사무실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포스트 PC 시대의 사무실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IBM과 사무용 가구회사인 스틸케이스가 발표한 지능형 사무실인 ‘블루스페이스’에서 어느 정도 유추해낼 수 있다.

 블루스페이스는 첨단 기술과 사무가구를 조합시켜 사용자의 생산성을 극도로 높여주도록 설계됐다.

 우선 블루스페이스는 사용자 아무개가 칸막이를 친 자신의 사무 공간으로 들어가면 칸막이 바깥에 붙어 있는 전자 명패에 쓰인 ‘아무개 외출중’이라는 글씨가 ‘아무개 근무중’으로 자동으로 바뀐다. 또 칸막이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등의 색깔은 아무개가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같은 층 어디에서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푸른색에서 녹색으로 변한다.

 사무 공간에 있는 전자 센서는 사용자의 신분증에 내장된 반도체가 보내는 신호를 수신해 책상과 의자의 높낮이 심지어 칸막이 안의 기온을 원하는 대로 조절해준다. 의자에 앉으면 책상 스탠드의 불이 자동으로 켜지고 의자에서 일어서면 머리 위에 있는 형광등이 밝아진다. 칸막이 벽이나 책상에는 ‘OOO씨 5분 내로 보고서 가져올 것’이라는 긴급한 메모가 번쩍거린다.

 컴퓨터를 켜면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컴퓨터는 사용자가 외출중이었을 때 팀원 중 누가 찾았는지 또는 각 팀원이 현재 어디에 소재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다른 사람의 방문을 원치 않을 경우 스크린에 손을 갖다대면 된다. 그러면 칸막이 밖의 전자 명패에는 ‘바쁘니 방해하지 마시오’란 글자가 나타나고 칸막이 위의 신호등이 붉은색으로 바뀐다.

 블루스페이스에는 하이테크 기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없다. 머리 위에 설치한 신호등을 제어하는 장치들은 칸막이 벽 한편과 천장에 내장돼 있다. 움직이는 벽에는 180도 회전하는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어 각종 메모나 스프레드시트, 이미지 등을 벽이나 바닥 책상 등에 투영한다.

 만약 전자 신분증이 맞지 않는 사람이 블루스페이스에 들어오면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사용되는 이들 벽이나 바닥, 책상 등은 일반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어 인가받지 않은 사람들이 민감한 정보를 볼 수 없게 한다.

 데스크톱 컴퓨터에는 스크린 2개가 붙어 있다. 2개 모두 보통 컴퓨터 모니터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둘 중 하나의 스크린은 기온이나 조명을 조정하는 메뉴 화면이나 팀원 소재지 또는 주가 등락 상황을 보여줄 수 있다.

 블루스페이스의 전자 문패는 인터넷에 연결될 경우 출정 일정이 길어질 경우 원격지에서 이에 대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도록 해준다.

 물론 블루스페이스에도 문제점은 남아 있다. 우선은 가격이 상당히 비쌀 것이라는 점이다. 또 직원 수백명의 냉온방을 각자 조절하게 한다면 건물 관리 시스템에 막대한 부하를 줄 수 있다. 정보기기와 사무가구가 통합되다 보니 구매 담당자간의 대립을 가져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모든 것을 디지털로 통제할 경우 기술 장애나 해커 침입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