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정보기술(IT)관련 업체들이 극심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 있다. 바로 13억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중국은 이미 이동통신 가입자(약 1억7000만명)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또 PC와 인터넷, 케이블TV 등 주요 IT 보급률에서도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한국 등과 함께 치열한 선두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황을 겪고 있던 전세계 IT업체들에 중국의 부상은 마치 ‘복음’과도 같이 들린다.
외국 주요 언론들이 중국에서 열리는 각종 IT전시회를 소개하는 외신 기사를 보면 전세계 IT업체들이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최근 상하이 국제전시장에서 열렸던 통신전시회 ‘엑스포컴 상하이 2002’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전세계 200여개 통신관련 업체들이 최근에 개발한 첨단 통신장비와 단말기, 서비스 상품이 대거 선보였다. 또 이들 제품에는 최근의 불황을 한방에 날려버리겠다는 IT업체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4일 동안 계속된 엑스포컴은 약 9만명의 관람객들이 참관했다.
이러한 성과는 최근 미국의 컴덱스와 넷월드인터롭, 독일의 세빗 등 전세계에서 개최되는 유명 IT 관련 전시회들이 대부분 참여업체들이 줄어들어 고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빛을 발한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서 개최되는 크고 작은 IT전시회에는 전세계 관련 기업들로부터 참가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는 또 자연스럽게 전세계에서 전시회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에 호황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 중 미국의 키3미디어와 독일의 도이체메세가 최근 중국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IT전시회의 대명사인 컴덱스를 개최하는 회사인 키3미디어는 지난 97년부터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불과 6년만에 ‘베이징 컴덱스’를 중국을 대표하는 IT행사로 키웠다.
지난 4월 베이징 국제전시장에서 열렸던 ‘베이징 컴덱스 2002’에는 전세계에서 200여개 업체들이 컴퓨터 등 각종 IT제품을 선보였고 관람객수도 10만명 선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유럽의 최대 IT행사 ‘세빗’이라는 전시회 업체로 더 잘 알려진 독일의 도이체메세도 최근 중국 진출에 두팔을 걷어붙였다. 이 회사는 독일의 다른 2개 전시회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상하이 사가 푸둥 지구에 건설한 최첨단 전시회장(상하이 신 국제전시장) 운영업체로부터 50%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도이체메세는 중국시장에서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적은 오히려 키3미디어를 앞설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처음 개최한 ‘상하이 세빗’은 전세계 23개국에서 500여개 회사를 끌어들였는데 올해 9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무려 700여개 업체가 참가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세계 최대 전시회업체들이 최근 떠오르는 중국의 전시회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국내 전시회업체 관계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기선 국제부 차장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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