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혹서와 IT기술

 ◆신동오 한국무역정봍오신 사장 doshin@ktnet.co.kr

 전국에 열대야 현상이 벌어지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이에 전국의 해수욕장과 산, 계곡에는 수만명의 피서객이 몰려들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아예 사무실에서 피서를 보내자는 이들도 늘었다. 냉방이 잘 되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더위도 피하자는 일석이조의 발상이다. 이는 물론 내근직에만 해당되며 외근직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IT기술의 발달로 많은 외근업무들도 내근업무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예는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다. 당장 우리회사에 자주 드나들던 자동차 판매직원이 모습을 감춘 지 오래됐지만 지난달 그 친구를 통해 차를 구입한 직원이 4명이나 된다. e메일과 휴대폰을 통해 오프라인 못지않는 영업활동을 벌인 덕택이다.

 직원보험을 담당하던 모 보험회사 아주머니도 못본 지 몇개월째다. 유난히 육중하던 그녀 역시 아마도 이 여름을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로 지난 9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무역자동화서비스를 들어보자. 기존에는 수출입 한건을 처리하기 위해 은행에 가서 신용장을 개설하거나 발급받아야했다. 또 수출입요건확인이나 원산지증명 때문에 관련 확인기관이나 상공회의소로 발을 옮겨야 했다. 통관을 위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세관을 방문하기 일쑤였다.

 요즘은 어떠한가. 사무실에서 모든 무역업무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수출입업무의 자동화는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인력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지만 부수적으로 많은 혜택을 가져다줬다.

 특히 최근의 인터넷기반 신기술의 등장은 상품검색 및 홍보, 마케팅조차도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도록해 무역업무에서의 외근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아직도 무역자동화로 널리 알려진 전자무역인프라를 활용하지 않아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는 수출역군들이 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IT가 우리들의 업무를 세상 밖에서 사무실 안으로 옮겨놓고 있는 현실에서 IT강국 한국의 당위성을 인식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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