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인터넷 중매사이트 `문전성시`

게리 거비츠(30)는 배우자감을 사귀고 싶었다. 그의 배우자 조건은 마음 같아서는 똑똑하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며 종교를 가져서는 안된다. 또 머리칼이 빨간색이어야 한다. 댈러스 교외에서 사는 그는 그래서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두드려 인터넷 중매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는 가입한 지 며칠내로 근처에 살고 있던 수전 크로웰이라는 여성 사업가와 연애 편지를 주고 받기 시작했다. 지금 그녀는 그의 아내가 되어 이름도 수전 거비츠로 바뀌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빨간 머리에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석사 학위 수준의 교육을 받았으며 종교도 없는 여자를 찾았다”며 “그녀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결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사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실패한 경우가 많지만 인터넷 데이트 서비스 만큼은 다르다. 인터넷은 아마도 중매 서비스를 전화 다음으로 가장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기술로 평가받을 것이다. 인터넷 중매 회사들은 배우자를 찾는 미혼자의 프로필을 데이터베이스에 담아 월 10∼50달러 회비를 받고 외로운 싱글들의 짝을 효율적으로 찾아 주고 있다.

 인터넷 중매 서비스 사이트는 현재 10여 곳에 이른다. 미국만 해도 미혼 인구가 8500만명 이상으로 시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이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주피터리서치는 올해 온라인 중매광고를 이용할 미국인이 1500만명에 이르고 오는 2007년이 되면 그 수가 24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피터의 스테이시 헤론 분석가는 “온라인 자기 소개 광고가 신문 광고보다 사회적으로 더 잘 수용되고 있어 어떤 미디어에 실린 개인 광고보다도 빠르게 늘고 있어 온라인 자기 소개가 일종의 유행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이용률 조사회사인 닐슨/넷레이팅스의 사이트 순위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최대 방문 사이트는 티켓마스터가 보유한 매치닷컴(Match.com)이다. 야후! 개인광고가 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주요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회사로는 라바라이프, 데이트닷컴(Date.com), 드림메이츠(Dream Mates), 키스닷컴 (Kiss.com) 등이다.

 인터넷의 무한한 접속 범위와 익명성은 데이트에 따른 시간과 거리 장벽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사교 공간이나 술집, 레스토랑 등에서 누군가를 소개받아야 하는 어색한 분위기마저 없애준다. 이 점이 온라인 데이트 사업 성장의 원동력이다.

 온라인 중매 서비스 이용이 늘어날수록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미혼자 DB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는 의미다.

 데이트 서비스 사이트들은 체형이나 교육, 나이, 소득, 취미 등 미혼 남녀에 대한 정보를 신문 광고보다 더 많이 수집, 공유하고 있다. 매치닷컴 팀 설리번 CEO는 “온라인 미팅의 장점은 우선 지적 수준에서 서로를 파악한 뒤 육체적 매력을 느끼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라바라이프 같은 사이트들은 결혼 배우자에서부터 그룹 섹스 파트너까지 원하는 상대방 누구라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심지어 이용자 자신의 누드 사진까지 게재하고 있다.

 야후와 라바라이프는 데이트 서비스 매출과 순익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피터 하우스리 라바라이프 CEO는 토론토 소재 미공개 기업인 자사가 연간 ‘수천만달러’를 벌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휴대폰으로 ‘라바라이프는 돈버는 기계’라고 표현했었다.

 매치닷컴 설리번 CEO는 자사 유료 고객이 50만명을 넘었으며 올해 1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이용자 대부분은 남성이며 라바라이프만 해도 자사 수입의 70%가 남성 고객에서 나온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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