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은 내가 인기 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스피릿’ ‘릴로 앤 스티치’ ‘아이스 에이지’ 등 올 여름 어른조차도 기억하기 쉽지 않은 애니메이션들이 국내 극장가에 속속 개봉되는 가운데 깜찍한 제목으로 어린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26일 국내 극장가에 걸리는 덴마크 애니메이션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얼핏 여자 아이들의 소꿉장난을 주제로 할 것 같은 귀여운 제목이지만 스토리는 세명의 어린 꼬마의 바다 모험극를 다뤘다.
부모들의 외출을 틈타 바다로 여행을 떠난 세명의 장난꾸러기 꼬마 플라이·스텔라·척. 이들은 갑작스럽게 만난 태풍을 피해 신비한 동굴로 들어간다. 거기에는 평범하지 않은 괴짜 박사 매크릴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무언가를 밤낮을 잊으며 만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 물고기로 변신한다는 묘약(?). 박사딴에는 빙산이 모두 녹아 지구가 바다로 뒤덮일 것이라며 인류를 지키기 위해 만들고 있는 것. 이 약을 장난꾸러기 스텔라가 아무 생각없이 먹어버렸다. 잠시 후 ‘펑∼!’. 스텔라가 불가사리로 변해서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플라이와 척은 한순간의 고민도 없이 친구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과감히 이 약을 들이킨다. 그리고 ‘펑∼!’ ‘펑∼!’ 둘이 날치와 해파리로 환생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상어의 칫솔인 조. 조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 약을 먹고 머리가 영악해지고 악당으로 이들 세명의 장난꾸러기를 괴롭힌다. 날치와 해파리로 변한 플라이와 척은 조의 공격을 피해 48시간 안에 매크릴에게 해독제를 먹여야 다시 사람이 될 수 있다.
모험극이라는 스토리는 제목에 걸맞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바닷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경은 너무나도 깜찍하고 아기자기하다. 수없이 많은 종류의 다양한 조개들이 사는 마을 앞 버스 정류장에 서는 고래버스 88번. 그리고 숙녀가 먼저 버스에 타야 하고 6세 미만은 버스비가 무료라는 점 등. 어린이들이 동화를 읽고 상상했던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상이 영화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화려한 동영상과 함께 우정이라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 비록 장난꾸러기지만 이들이 악당 ‘조’에 맞서 싸우며 우정을 키우는 장면은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하고 있다.
비록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는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인기몰이에 성공한 작품. 인간의 자유를 갈망하는 암탉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치킨 런’과 한판대결을 펼쳐 KO승을 거두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카고 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을 비롯해 유럽의 각종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어린이들에게 물고기를 기르는 붐이 일 정도.
감독은 ‘인어공주’의 안데르센을 본따 ‘21세기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스테판 휄드마크가 맡았다. 주제가는 들으면 행복해진다는 ‘해피댄스(happy dance)’ 장르를 창시한 여성듀오 크리미(Creamy)가 불러 어린이들에게 미소를 머금으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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