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괜찮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19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장의 예상치를 만족시킨 것으로 평가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주가는 1만5500원(4.34%) 내린 34만1000원으로 마감됐다.
증시 대표주의 약세는 에스오일의 주가조작 문제, 전날 미 증시의 약세 등과 맞물려 시장 전체에도 큰 부담을 줬다. 거래소시장은 19.23포인트(2.48%) 하락한 754.62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시장도 1.33포인트(2.06%) 내려 63.14로 마감됐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에 연동해 움직이는 반도체 장비·재료주들의 낙폭이 컸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토가 각각 4.94%, 6.88% 하락했고 미래산업·원익·케이씨텍 등도 모두 5%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날 삼성전자의 급락은 당초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없었던 데다 불안한 D램 가격의 향배와 환율 악재 등으로 3분기 이후에 대한 부담감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은 기대치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최근 D램가격 반등이 생산의 차질과 중국 특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임을 감안하면 3분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수급의 변화없이 30만∼40만원대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다 4분기에나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총족했지만 특별한 주가 상승의 견인차 구실은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원화 강세와 함께 TFT LCD 가격의 약세 가능성, 이동전화단말기의 이익 하락 등 실적이 위축될 만한 요인이 3분기에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 회복 전망을 감안,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대 초반에서는 큰 위험이 없을 것이라며 저가에 보유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사주 매입은 1조원의 예산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탄력있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혀 주가관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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