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웹젠 사장 saralee@webzen.co.kr
요즘 온라인게임이 한창 뜨고 있다.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게임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연히 자금시장, 정부, 언론의 관심 또한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온라인게임의 전성기가 온 것은 시장 성장조건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나의 꿈은 모든 책상 위에 PC를 올려놓게 하는 것’이라던 빌 게이츠의 말처럼 정말 PC는 가장 보편화된 가전제품이 됐고 그 PC에 초고속 인터넷선이 연결되면서 사람들은 온라인 환경이라는 신천지에 발을 디디고 적응하게 된 것이다.
한국이 그러했고 앞으로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가 이런 변화를 맞을 것이다. 이것은 대세다. 비록 누군가는 컴퓨터의 전자파나 게임중독의 뇌 구조 연구 등 부작용에 대해 얘기를 해도 대세의 진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과거 TV 시청 중독 때문에 뇌 구조에 이상이 온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여전히 TV는 존재하고 있듯이 말이다.
게임은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해왔다. 게임에는 승자, 패자가 항상 나오게 돼있고 패자는 가끔 흥분하기도 하며 또 시대에 따라 고매하게 게임을 취미로 승화시켜 고가의 컬렉션을 소장하기도 하고 또 관중이 생겨 게임을 관람하기도 한다.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들이 게임안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은 보편화돼 있다.
이런 게임은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한층 진화된 모습을 맞게 됐다. 처음에는 인간과 컴퓨터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고 이미 설정해 놓은 경우의 수에 따라 게임 결과가 나오는 단순한 컴퓨터 게임에서 지금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인터랙티브한 게임으로 진화했으며 그것의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RPG)이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무척 놀라운데 만약 한국인에게 인도네시아의 전통게임을 해보라 하고 조금 지나면 벌써 게임룰에 익숙해져 오히려 이길 궁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아무리 새로운 게임방식이 나와도 사람들은 곧바로 적응하고 그 게임에서 승패를 다투게 된다. 온라인 RPG는 이런 인간의 잠재력을 게임안에서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게임장르다. 다양하다는 것은 단순히 게임룰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는 것 이외에 게이머의 자유의지가 반영된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 온라인이 지원되지 않는 RPG는 인공지능을 최대한 살려 게임의 승패를 다양하게 이끌어 내려고 노력을 했다면 이런 고민은 온라인화하면서 사라지게 됐다.
온라인 상에서는 모든 사용자가 인공지능으로 비교도 할 수 없는 인간의 지능으로 서로에게 자기 자유의지를 가지고 게임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 RPG를 진정한 인터랙티브 게임이라고 부른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RPG에서 같이 게임을 하는 상대방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된다. 과거 1인용 RPG에서 프로그래밍상 진행되던 상대방이란 개념이 온라인 RPG에서는 진짜 살아 숨쉬는 상대방이 돼버린 것이다. 이정도이다 보니 이런 게임을 하면서 상대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대강 이해가 갈 것이다.
한국은 환경상 누구든지 온라인게임을 할 수 있다. 이 말은 양날의 검과 같이 일장일단을 갖고 있다. 장점은 말할 것도 없이 사용자들이 다양한 사람을 게임 안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래서 사용자간의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는 것이다. 사실 매너게임을 하자라는 것은 게임업체들이 먼저 외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 스스로 먼저 얘기해 왔다. 이는 온라인 RPG를 재미있게 하려면 그만큼 사용자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너게임을 하자, 혹은 매너를 지키자라는 말은 인터랙티브한 온라인 환경, 즉 온라인이라는 신천지가 갖고 있는 태생적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거칠었다. 모든 문화가 그러했다. 시대를 거쳐오면서 다듬어지고 발전했다. 신천지인 온라인 문화도, 그 일부인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외부의 강압이 아닌, 내부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다듬어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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