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 전용선 매각 의미 및 전망

 두루넷은 5일 SK글로벌과 사업권을 포함한 전용회선 사업부문을 모두 3556억원에 매각키로 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본지 4일자 7면 참조

 이에 따라 두루넷은 전용회선 사업부문의 매각을 완료하게 돼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재무구조의 개선은 물론 향후 안정적인 독자생존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두루넷은 이번 매각을 계기로 들어온 자금 3556억원 가운데 1800억원 가량은 부채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1700억원은 신규 수익사업 개발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그동안 호조를 보여온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초고속인터넷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배경 및 의미=두루넷은 그동안 하나로통신과의 합병을 추진하다 결렬되는 등 막다른 상황을 맞으면서 다른 통신사업자와 합병을 추진하기보다는 독자생존에 더 무게를 두고 자구책 마련에 주력해왔다. 특히 합병을 논의해온 하나로통신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전용선 매각과 건물매각 및 조직정비 등을 추진해온 것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려는 경영층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전용선사업은 1000억원 가량의 매출중 60∼70% 가량이 SK텔레콤을 통해 들어온다. 결국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래성이 떨어지는 전용선 부문을 매각하고 초고속인터넷사업에 매진, 특화된 분야의 전문기업으로서의 자리매김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두루넷은 하반기부터 건물매각 등 자산매각 계획에 따른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한편 초고속인터넷사업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실적이 우수한 전략 유통점 중심으로 하부 유통조직을 정비하고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투입해 신규서비스상품 개발과 출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T, 뭘 노리나=SK텔레콤은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SK글로벌을 앞세워 사실상 유선사업을 벌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이동통신 백본망이기는 하지만 사업권을 포함한 전용회선 사업부문을 인수함으로써 기업 대상의 e비즈니스를 펼치겠다는 SK텔레콤의 의도가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SK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부문을 매각했지만 KT에 대응하기 위해 유선사업 및 위성DAB 등 광대역주파수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시내망이 강점인 두루넷의 전용회선을 가져감으로써 대기업 등의 비즈니스 유저에 대한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돼 본격적인 유무선통합사업을 벌여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전망=두루넷은 당분간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닌 통신서비스 업체로서 초고속인터넷 등 소매사업에만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은 HFC망 등 일부 망이 있기는 하지만 사업권을 매각한 이상 통신서비스업체로서의 자리매김에 주력할 전망이다. 건물매각 등 자산매각 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초고속인터넷 중심의 리스트럭처링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전에 추진한 바 있던 타 사업자와의 통합이 물밑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초고속인터넷이 당장은 수익을 내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사업부문과의 시너지효과를 생각하지 않고서 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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