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기준이 마련된다.
3일 에너지관리공단 및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그동안 별도의 등급표시기준 없이 일반 냉장고 표시기준에 따라 ‘선 테스트 후 소비효율등급 산정’ 방식을 탈피해 김치냉장고만의 독자적인 측정기준을 마련,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소비효율 표시 등급제를 관장하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은 “그동안 김치냉장고 생산업체가 대형 메이커에 국한돼 있고 한국에만 있는 가전이라는 점 때문에 별도 기준의 에너지소비효율 표시 기준 마련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김치냉장고 제조업체·전문가·산업기술시험원 등 관계 부처과 협조해 김치냉장고의 별도 효율표시 기준과 KS규격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95년 김치냉장고가 처음 출시된 후 삼성전자·LG전자 등 몇몇 대형 가전메이커만의 생산체제에서 지난해에는 참여업체가 10여개로 급증, 별도의 등급 기준을 마련해 체계적인 효율표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생산되는 김치냉장고의 경우 대형화에 기능까지 다양화되는 추세 속에 기존 소비전력량도 크게 늘어나 소비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에너지소비효율 측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소비자 단체 및 업계 전문가들은 “제조업체가 소수고 용량도 크지 않은 상태에서 에너지소비마저 미미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김치냉장고의 용량과 기능이 갈수록 커지고 다양해진다”며 “김치냉장고를 일반 냉장고에 포함시켜 각종 테스트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일반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내부 적정 평균 온도는 각각 3℃와 0℃로 다르고 냉매제 사용 외에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자재에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김치냉장고는 일반냉장고와 달리 숙성기능 등 김치를 저장하기 위한 특화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고 냉장고와 동일시해 소비 효율을 측정하는 것이 김치냉장고의 적정 효율을 표시한 것인가 하는 점에 의문점이 제기돼 왔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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