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성수기 판매 부진 가전·유통업체 `깊은 시름`

 상반기 대박을 예상했던 에어컨 판매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자 가전업체는 물론 유통업계 전체가 고민에 빠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만도공조 등 에어컨 업체는 지난 1분기 대대적인 경품 마케팅에 힘입어 에어컨 판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이자 2분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목표 판매량을 높게 잡았으나 시장이 의외로 냉각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1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대비 165% 성장함에 따라 2분기에는 70%가량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올 1분기 168% 성장이라는 경이적 기록을 달성했고 이를 반영, 2분기에는 76% 가량의 판매 신장을 기대했지만 5월말까지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만도공조와 대우전자 역시 2분기 예상실적이 1분기의 증가추세를 따르지 못한 상태다.

 이와 더불어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양판점과 LG·삼성의 가전대리점 등 유통업체는 재고물량 처리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1분기 예약판매시 김치냉장고나 선풍기 등을 경품으로 끼워 팔며 판매실적이 크게 늘자 경쟁적으로 에어컨 물량 확보에 나섰고 여름 성수기에 대비해 비축한 물량까지 포함, 에어컨 재고물량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30만대 가량의 재고가 수요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몇몇 유통업체는 비축 창고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보관비용도 만만치 않게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가전업체의 유통망 다양화 정책으로 이미 TV홈쇼핑 등을 통해 상당량의 에어컨 보급이 이뤄진 상태에서 가전업체의 시장점유율 경쟁 및 지나친 밀어내기식 판촉 전략 때문에 막상 에어컨 성수기에 접어들어서도 판매가 저조한 것이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여기에 예상 밖의 선선한 날씨도 에어컨 재고물량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 에어컨은 더위가 일찍 닥치면 판매실적이 크게 높아지지만 지난달까지 비오는 날이 많았고 기온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이달 들어 목표량을 채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 마련에 온힘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이나 양판점 등에 보내는 공급가를 낮게 책정, 가격을 내려서라도 판매를 확대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1분기 경품행사의 영향으로 기대가 높아진 소비자에게 다시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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