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주 5일 근무제 도입으로 토요일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이용 빈도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자동화기기를 많이 보유한 대형은행들은 타행고객의 자사기기 사용증가 때문에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ATM 이용이 생활화되면서 수수료 때문에 일부러 통장개설은행의 자동화코너를 찾던 예전과 달리 필요할 때 가까이 위치한 타행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만약 B은행 고객이 A은행의 자동인출기를 이용해 예금을 인출하면 이때 부과되는 수수료는 B은행으로 입금된다. 대신 B은행은 건당 300원의 이용료를 A은행에게 지불해야 한다.
즉 직접적인 수수료 수입은 통장개설은행이 가져가고 ATM 제공은행은 건당 이용료를 받아 자신들에게 전혀 수익을 주지 않는 타행고객을 위해 봉사하는 셈이다. 특히 대형은행들은 중소은행들보다 자사 기기 이용빈도가 훨씬 높아 운영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이용료를 일괄책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CD/ATM 한 대를 한 달간 운영하는데 보통 250만∼300만원이 든다”며 “300원의 이용료를 받아서는 운영상 적자가 날 수밖에 없지만 일반 고객들로부터 수수료를 올려받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형은행들은 이용차등적용을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중소은행들의 반대로 적용 가능성을 높지 않다.
대형은행들에게 토요휴무제는 자동화기기 운용 측면에서 볼 때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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