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용 스마트카드>(2)해외 SIM카드 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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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전화 가입률 71%로 사실상 정체상태에 다다른 음성전화 시장, 예상밖으로 지연되고 있는 차세대 서비스, 비교적 긴 단말기 교체주기로 인한 신규서비스 발굴 및 시장진입의 어려움,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초기 왑(WAP) 서비스…’ 범유럽의 GSM 사업자들을 안팎에서 옭아매고 있는 최근의 여건이다. 최악의 경우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무선네트워크만 제공하는데 만족해야 하는 이른바 ‘빅 파이프’로 주저 앉을지도 모른다.

 GSM 사업자들을 둘러싼 위기정황은 최근 SIM(Subscriber Identify Module)카드에서 새로운 타개책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귀결되고 있다. 고유권한 영역인 SIM카드에 부가가치서비스(VAS)를 구현함으로써, 새 수익기반을 만들어내고 단말기 제조사나 금융권·CP·솔루션제공업체 등에 꾸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SIM카드를 둘러싼 해외사업자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우리에겐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 식’이라는 점. 시장환경이 비록 다르지만, 향후 3세대 세계시장에서 CDMA 종주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해외사업자들의 기술표준화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IM 기술개발=SIM카드는 금융 등 신규 응용서비스를 수용할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WAP에 주로 의존하는 국내환경과 달리 무선인터넷 구현기술도 단문메시지서비스(SMS)시스템과 SIM카드가 관심의 초점이다. 최근 슐렘버저·G&D 등 SIM카드 공급사들이 주축이 된 SIM얼라이언스가 SMS와 SIM카드 기반의 무선인터넷브라우저(WIB)를 상용화한 것은 이런 추세의 산물이다. SIM얼라이언스툴박스(S@T)와 SIM애플리케이션툴킷(STK) 역시 SIM카드를 활용한 무선인터넷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요즘에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효율적인 관리와 여타 통신환경과의 호환성 확보를 위해 자바기반 플랫폼 기술, WAP인증모듈(WIM), GPRS·OTA(Over The Air) 등 신규 네트워크 기술도 속속 SIM카드와 접목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을 토대로 네덜란드 텔레포트모빌사는 최근 32K 자바 SIM카드를 적용한 모바일뱅킹서비스, 아이슬란드 데이트트랙사는 WIB를 통한 위치기반서비스(LBS)를 각각 시도하고 있다.

 특징적인 부분은 GSM 사업자들이 최근 상업화가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면서 SIM카드에 무선공개키기반구조(WPKI)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 영국 컨설팅업체인 스캐티스앤드루 헨더슨 컨설턴트는 “현재로선 대부분 시범서비스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m커머스 등 새로운 시장환경이 열릴 경우 WPKI는 사업자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성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GSM 사업자들은 차세대 서비스를 위해 SMS·WAP·STK·OTA 등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혼용하되, 한결같이 SIM카드에 발을 딛고 있는 것이다.

 ◇표준화 현안=금융·통신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한 그릇에 담을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카드의 물리적·논리적 규격으로 ‘UICC(Universal IC Card)’가 주목받고 있다. 3세대용 USIM(Universal SIM)카드도 UICC에 탑재되는 SIM카드인 셈. UICC 규격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모바일마인드사 스콧 거서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그동안 서로 다른 표준화의 길을 걸었던 금융권 스마트카드 표준규격과 통신용 규격도 결국 UICC를 통해 합일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ETSI나 3GPP 등 각종 기구를 통해 스마트카드의 표준화를 주도해 온 유럽권 사업자들은 최근 SIM과 USIM카드를 UICC로 올리는 작업에 한창이다. 하지만 한국 등 CDMA 진영은 차세대 UICC/USIM 플랫폼 기반의 UIM 규격개발에 미온적이다. 현재로선 2세대용 SIM 기반의 UIM 규격(IS-820) 정도에 머물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표준화와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향후 3세대 환경의 USIM에 UIM규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공산도 있다”고 우려했다.

 <암스테르담=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