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방송) 상영-비디오 출시-DVD타이틀 발매로 이어지는 영상 콘텐츠의 전통적인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들어 흥행 기대작이면서도 극장 상영없이 비디오 및 DVD타이틀로만 출시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예 비디오 출시없이 DVD타이틀과 게임물로만 나오는 영상 콘텐츠도 생겨나고 있다.
클래식 영화나 분량이 많은 영상물 역시 특성상 DVD타이틀로만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DVD타이틀과 판매용 비디오·대여용 비디오 등 3종류의 타이틀이 동시 출시되는 이례적인 경우도 출현하고 있다.
이처럼 영상 콘텐츠의 출시루트 파괴현상이 일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단선적인 출시 사이클로는 시장 대응이 늦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MBC TV 애니메이션 26부작이었던 ‘기파이터 태랑’은 최근 비디오 출시없이 게임과 DVD타이틀로만 출시됐다. 그 동안 TV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대부분이 비디오 출시 이후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다시 DVD이틀로 재가공되는 과정을 밟은 점을 감안하면 기파이터 태랑의 출시 패턴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에서 5월 영상물로 출시하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단연 출시루트 파괴의 대표작이다. 워너브러더스는 5월 14일 미국 시장보다 2주먼저 한국에서 해리포터 DVD타이틀과 비디오를 동시 출시할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여용 비디오와 판매용 비디오를 동시에 선보인다. 대여용 비디오-판매용 비디오-DVD타이틀 출시 순서를 완전히 깬 것은 물론 미국 선출시-한국 후출시라는 순서도 뒤집은 셈이다.
영화 ‘오스모시스 존스’의 경우 흥행 기대작이면서도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비디오와 DVD타이틀로 3월 말 출시됐다. 비디오 시장만을 겨냥해 내놓는 비디오 전용 영화는 많지만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둔 작품이면서도 비디오와 DVD타이틀로만 나온 경우는 이 영화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비디오와 DVD타이틀 동시 출시는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밖에 최근 출시된 뿌리 박스세트 등 일부 고전 명작이나 드라마의 경우도 비디오 출시없이 DVD타이틀로만 나오거나 비디오로는 빛을 못보다가 DVD타이틀로 새롭게 조명받는 사례도 늘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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