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연못을 흐렸다. 1명의 스패머 때문에 130만개의 3차 도메인이 연결된 도메인포워딩서비스가 3일 동안 중단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도메인포워딩서비스업체인 우뚜넷(대표 추유현 http://wo.to)은 22일 새벽 5시경 자사의 도메인포워딩 서비스가 갑자기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wo.to’ 도메인이 3일간 작동불량 상태에 빠지자 이 도메인은 물론이고 네임서버로 같이 연결돼 있던 ‘wo.ro’ 및 웹호스팅 서비스까지 마비됐다.
22일 오전에서야 밝혀진 원인은 닷투(.to)도메인 등록주관사인 미국의 토닉(대표 에릭 라이온스 http://www.tonic.to)에서 도메인의 작동을 중단시켰기 때문. 이유는 ‘wo.to’ 도메인 이용자 중 누군가가 스팸을 대량으로 발송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우뚜넷은 즉시 토닉사에 자신들의 소행이 아님을 해명했으나 도메인포워딩서비스가 다시 정상 작동된 것은 24일 밤 10시였다. 자그마치 3일이 소요됐다. 도메인은 다시 회복됐지만 그동안 이용자들의 항의가 무섭게 빗발쳤음은 물론이다. 특히 무료인 도메인포워딩서비스 이용자들보다 유료인 웹호스팅서비스 이용자들의 항의가 거셌다.
이용자 이영인 씨는 게시판에 “우뚜넷 포워딩서비스를 이용해 체육관 홈페이지를 운영중인데 3일 동안 감감무소식이면 어떡하냐”며 “이래서야 어디 포워딩서비스를 믿고 이용하겠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추 사장은 “우리가 아니라 우뚜넷 서비스를 통해 도메인을 포워딩받는 외국인 한 사람이 스팸을 발송한 것을 우리가 모두 책임져야 하냐”며 “사전에 통보도 없이 도메인 전체의 이용을 급작스레 중지한 것은 도메인등록 주관사의 지나친 횡포”라며 토닉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토닉사의 도메인 등록계약조건에는 ‘스팸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한 것이 적발될 시에는 해당 도메인의 작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우뚜넷으로서는 사용자를 탓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실제로 토닉사는 지난 2월 12, 13일에도 같은 이유로 우뚜넷의 도메인 작동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뚜넷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자구책으로 웹호스팅 이용자들의 도메인네임을 다른 서버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도메인포워딩 서비스 이용자가 스팸을 발송했을 경우 그 사용자의 도메인만 삭제해 줄 것을 토닉사에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토닉사의 한국내 도메인등록대행사업자인 아사달인터넷 서창녕 사장은 “다른 도메인등록업체들의 경우 이렇게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도메인 소유자들이 스팸으로 인해 도메인 작동이 중단될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러나 자신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한 도메인포워딩서비스의 특성상 스패머의 재등장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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