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정보통신의 날>IT 변방국서 `세계 허브` 부푼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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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그대로 대장정(大長征)이었다. 정보통신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변방국이었다. 지난 96년 맨처음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선진국들의 비웃음을 샀을 뿐이다.

 마치 마오쩌둥의 홍군처럼 고독한 행군을 거듭한 한국은 결국 어려움을 헤치고 이젠 내로라할 만한 이동통신과 인터넷 강국이 됐다. 이동전화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어 경제인구 대부분이 휴대폰을 갖고 다니며 전국민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한다.

 산업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국내 IT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4%이며 무역흑자 규모는 515억달러로 전체 무역흑자 842억달러의 61.2%에 이른다.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까지도 좌우할 정도의 기간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IT산업은 IMF 체제라는 국난에서 한국을 탈출시킨 일등공식으로 한 몫을 했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IT 허브 국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각국의 IT장관과 유수 IT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100여차례 한국을 다녀갔으며 올해에도 영국·모로코·핀란드 등의 고위급 인사가 방한했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등의 발전비결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오는 6월 1일에는 서울에서 아시아 IT장관 회담이 열린다. 한국이 아시아 IT리더로 공인받게 된다. 우리가 처음 상용화한 CDMA는 미국·남미·일본·중국에 이어 베트남·미얀마·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이 잇따라 도입해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CDMA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단말기를 비롯한 국내 이동통신기기 수출도 지난해 1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반도체에 이어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지난 17일 제3차 정보화촉진계획을 확정하면서 모토를 ‘글로벌 리더, e코리아 건설’로 잡은 것은 디지털기술로 선진국 대열에 오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물론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춰놓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아직도 많은 핵심기술을 선진국에 의존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 인재양성도 미흡하며 정보화 역기능도 기승을 부린다.

 국내 정보통신인들은 미래 디지털 선진국이 임박했다는 설렘과 해묵은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면서 22일 제 47회 정보통신의 날을 맞았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