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가전제품 시장서 `퇴출` 당한다

 

 가전업계에 저소음, 저전력화 설계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벽걸이TV(PDP TV), 소형 냉장고, 세탁기 등의 다양한 제품에서 이러한 앞선 기능 설계방식을 채택해 고객친화적 제품 생산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PDP TV의 경우 내부에 장착했던 팬을 없애는 방향으로, 화장품냉장고에는 컴프레서 대신 반도체 소재인 펠티어를 장착해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절전효과를 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럼세탁기 역시 클러치를 없애는 설계로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능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AV 및 백색가전 업계의 추세와 함께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편의성을 높이려는 업계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벽걸이TV 소음의 주범은 팬=PDP TV는 2개의 평판유리 사이에 네온이나 크세논가스 등 적외선을 발광하는 불활성 기체를 넣어 전압을 걸어 방전한 후 RGB(Red Green Brown) 3색의 형광체를 발광시켜 영상을 재현한다. 브라운관 방식과 달리 화면의 각 부분을 반도체가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화면의 크기가 커지면 사용량의 증가를 가져와 발열량도 커진다. 초기 제품들은 팬을 사용해 열을 식히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경우 팬이 돌아가면서 TV 시청에 방해를 줄 정도의 소음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특히 화면의 크기가 큰 경우 팬을 8개까지 장착하기도 함으로써 소음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팬 없애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의 63인치 PDP TV에 팬을 장착하지 않았고, 아남전자도 지난 2월에 출시한 40인치 PDP TV에 팬을 달지 않았다. LG전자도 올해 안에 60인치 제품의 팬을 없앨 계획이다.

 ◇조용한 화장품냉장고=신선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냉장고는 냉각을 위한 장치로 ‘콤프레서’를 사용하지만 이 역시 소음의 주범이다. 최근 기능성 틈새 제품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화장품냉장고에는 콤프레서 대신 반도체 냉각소재인 ‘펠티어’를 장착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5월 출시 예정인 화장품냉장고에 이 소재를 채택했으며 연내 선보일 와인냉장고에도 이 소재를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클러치를 없앤 드럼세탁기=혼수용품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럼세탁기의 경우에도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설계가 눈에 띈다. 올초 선보여 히트를 예감하게 하는 LG전자의 드럼세탁기 ‘트롬’에는 자체 개발된 모터 직접 구동방식인 ‘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Direct Drive System)이 채택돼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였다. 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의 원리는 클러치를 없애고 직접 동력을 끌어와 중간 단계를 없앰으로써 소음과 진동을 줄이도록 한 것이다.

 LG전자의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고급화 추세와 함께 고급 기능 외에 소음이나 전력소모를 줄이는 등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요구되는 상황이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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