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반대로 SK텔레콤은 정부가 보유중인 KT지분 매입을 사실상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양대 통신업체의 상반된 행위를 놓고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KT는 지난 11일 자사가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 926만주(10.39%) 가운데 100만주(1.12%)를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했다. 금액 규모로는 모두 2657억4000만원에 달한다. KT 측은 주식시장 여건을 봐가며 나머지 9.27%(826만주)의 주식도 단계적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SK텔레콤 측은 정부가 보유중인 KT의 주식 28.37%(8857만4429주) 중 단일 기업에 허용될 것으로 알려진 5% 이내의 지분을 매입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통신업계 양강세력인 두 업체의 상반된 행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KT는 보유중인 SK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KT는 원래 SK텔레콤의 주식을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 여건이 성숙됐다고 판단해 일부를 매각한 것”이라며 “나머지 주식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단계적으로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무선통신사업, 유무선통합사업 등의 투자에 쓸 계획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이번에 SK텔레콤 주식매각으로 들어온 자금을 IMT2000사업에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KT의 최대 과제는 유선사업과 ADSL 이후 수익성 있는 사업부문을 발굴, 육성하는 것. 따라서 이 회사가 e비즈니스 사업과 함께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IMT2000사업을 포함한 유무선 통합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것은 대체로 수긍할 수 있다는 게 업계주변의 분위기다.
그러나 SK텔레콤의 경우는 다르다. 한마디로 KT 민영화 이후의 구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유무선망을 갖춘 유일한 거대통신사업자인 KT가 삼성이나 다른 대기업에 넘어갈 경우를 대비한다는 전략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거대 장비사업자인 삼성이 혹시라도 유무선통합사업자인 KT를 집어삼키게 되면 그룹의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상황인식을 근거로, 정부가 보유중인 KT의 지분을 전략적으로 매입하려는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KT의 민영화를 찬성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러나 공기업이 독점하던 통신시장의 구도가 이제야 경쟁구도로 바뀌고 있는데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민간독점 기업이 출현한다면 이는 SK텔레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거북한’ 속내를 드러냈다.
민영화를 앞두고 거칠 것이 없는 듯한 KT의 행보와 경쟁기업의 민영화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SK텔레콤의 움직임은 당분간 업계 주변의 시선을 떼놓지 못할 것 같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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