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소재업계가 에폭시·페놀릭·매스램 등 PCB 원판의 단가 급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전자BG·LG화학·한국카본·신성기업 등 PCB 원판업체들은 최근 종이·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데 반해 PCB 원판의 평균 판매가는 최소 15% 이상 하락하는 등 채산성이 악화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성장을 거듭해 주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에폭시 PCB 원판의 경우 지난 1분기 단위면적(㎡)당 판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0∼40% 가량 폭락한 18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어 PCB 원판 업체들이 고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의 킹보드·마쓰시타(중국 쑤저우), 대만의 난야·장춘 등 외산업체들이 대대적인 물량 공세와 함께 저가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시장 수성 차원에서 국내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춰왔기 때문이다.
신성기업 김재경 이사는 “페놀원판 1㎡당 판매가격이 지난해 7달러에서 지난 1분기 5달러대로 떨어져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시장가격이 왜곡된 상황”이라면서 “그렇다고 가격을 인상하고 싶어도 PCB업체의 가격 저항이 워낙 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전자BG의 한 관계자도 “올해들어 대만·중국 등 외산 에폭시 원판이 대거 쏟아져 들어와 가격인하 경쟁을 부추겨 시장가격이 반토막났다”며 “올 3분기께면 판매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상폭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PCB 원판업체들의 출혈경쟁도 원인이지만 PCB 업체들의 ‘가격인하 등살’도 한몫을 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PCB 원판 판매가격이 이미 전년 대비 10% 가량 내려간 상황에서 올해 판매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인하를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생산물량은 늘더라도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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