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선 공방을 펼치고 있는 주식시장이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이라는 추가 호재를 만났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8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장기 외화표시채권 기준)은 종전 ‘Baa2’에서 ‘A3’로 올라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등급을 회복했다.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높아져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줄어들고 외국인 직접투자와 주식투자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과거 주식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신용등급의 상향’은 중장기 주가상승의 신호로 해석돼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기업들의 외자 차입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통한 기업들의 주가상승에 긍정적 요인이 된다”며 “외국계 자금 등의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도 기대할 수 있어 주식시장에 중장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IBCA와 S&P 등 다른 신용평가기관도 조만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 바로 밑인 ‘BBB+’로 올린 후 등급을 유지해온 피치IBCA는 최근 방한해 협의를 마쳐 상반기 중 등급 상향이 확실시되고 있다. S&P도 오는 9월 정기적인 방한을 통해 연내 상향조정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반드시 주가의 추가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무리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이번 조치가 그동안 급하게 올라온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정당화하는 역할은 하겠지만 추가 상승의 모멘텀까지 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발표후에는 지수 상승폭이 발표전보다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8년 2월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B+→BB+)부터 이날 무디스의 상향조정전까지 8번에 달하는 등급상향 발표 전후 각각 1개월동안의 지수등락을 분석한 결과, 발표전 1개월에는 6.37% 상승했고, 1개월후에는 1.52% 상승하는데 그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거래소시장도 장중에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전해지며 914.93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재료 소멸 인식속에 결국 9.79포인트 내린 892.67로 마감됐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이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경기와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다”며 “하지만 등급상향후 외국인과 기관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우도 있고 최근 주가 상승폭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추가 랠리를 담보한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무디스
일자 등급 내용
97년 11월 28일 A3 (↓2단계)
97년 12월 11일 Baa2 (↓2단계)
97년 12월 21일 Ba1 (↓2단계)
99년 2월 12일 Baa3 (↑1단계)
99년 12월 16일 Baa2 (↑1단계, 스테이블)
2002년 3월 28일 A3(↑2단계)
S&P
일자 등급 내용
97년 10월 24일 A+ (↓1단계)
97년 11월 25일 A- (↓2단계)
97년 12월 11일 BBB- (↓3단계)
97년 12월 23일 B+ (↓4단계)
98년 2월 17일 BB+ (↑3단계)
99년 1월 25일 BBB- (↑1단계)
99년 11월 11일 BBB (↑1단계, 포지티브)
2001년 11월 13일 BBB+ (↑1단계)
피치IBCA
97년 11월 18일 A+ (↓1단계)
97년 11월 26일 A (↓1단계)
97년 12월 11일 BBB- (↓4단계)
97년 12월 23일 B- (↓6단계)
98년 2월 2일 BB+ (↑5단계)
99년 1월 19일 BBB- (↑1단계)
99년 6월 24일 BBB (↑1단계)
2000년 3월 30일 BBB+ (↑1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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