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모바일 펜티엄4 CPU 가격 왜 내리나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노트북PC 돌풍이 인텔의 노트북 CPU의 가격인하를 이끌어냈다.

 인텔의 5월 모바일 펜티엄4 CPU 대폭 인하방침에 대해 국내 PC업체들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하면서도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모바일 CPU를 채용한 노트북PC만을 선보인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변형 노트북PC가 모바일 CPU를 채용한 노트북 PC제품을 위협하면서 인텔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인텔의 이러한 계획은 PC업체들과 소비자의 압력에 굴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인하 배경=현대멀티캡이 최근 데스크톱용 펜티엄4 1.6㎓ CPU를 채용해 선보인 노트북PC의 가격은 179만9000원으로 200만원에 크게 못미친다. 삼보컴퓨터의 데스크톱용 펜티엄4 1.7㎓ CPU를 채용한 노트북PC 가격은 249만9000원이다. 아직까지 국내 PC업체들이 모바일 CPU를 채용한 노트북PC를 정식으로 출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되지 않지만 대략 300만원을 호가할 것으로 보여 동급 제품에 비해 최소 5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CPU를 채용한 노트북PC가 출시되기 이전에 이같은 변형 제품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그만큼 휴대성보다는 성능과 가격을 중요시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는 결과다. 이러한 가격격차는 펜티엄Ⅲ 노트북PC에서도 재현된다.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제품이 모바일 CPU를 채용한 제품에 비해 30만∼40만원 저렴하다.

 예전에는 변형 제품 개발에 일부 대만업체들이 참여했으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메이저 PC업체들이 참여한 데 이어 해외에서도 도시바, 컴팩 등 주요 PC업체까지 뛰어들고 있다.

 인텔의 이번 모바일 펜티엄4 CPU 가격인하는 모바일 CPU의 수익을 좀 낮추더라도 이러한 왜곡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변형 제품이 출시될수록 PC업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노트북PC시장을 데스크톱PC와 마찬가지로 펜티엄4 시대로 이끌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지금처럼 펜티엄4 노트북PC 가격대가 300만원 이상에서 형성될 경우 시장안착이 늦을 수밖에 없어 이번 CPU 가격인하로 펜티엄4 노트북PC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파급효과=인텔의 이러한 전략은 펜티엄4 1.7㎓ 이하의 노트북PC시장에서는 데스크톱 CPU 채용열기를 한풀 꺾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변형제품이 시장에서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보컴퓨터 노트북PC기획팀의 최석원 부장은 “데스크톱 CPU 채용 노트북PC는 가격적인 이점과 함께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데스크톱 CPU와 모바일 CPU간의 성능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고성능 제품의 경우 변형제품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보컴퓨터는 다음달 데스크톱용 펜티엄4 2.0㎓ CPU를 채용한 노트북PC를 선보일 계획이며 현대멀티캡 역시 연내에 2.0㎓ 제품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펜티엄4 노트북PC를 상반기내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인텔의 CPU 가격인하 방침이 실제로 적용되기 무려 한달 앞서 알려졌다는 점에서 국내 노트북PC업체들은 당분간 대기수요로 실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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