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백신 시장의 선두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와 시만텍이 보안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앞세워 중소기업과 소호(SOHO)를 중심으로 한 국내 보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보안 어플라이언스는 백신을 비롯해 방화벽, 가상사설망(VPN) 침입탐지(IDS) 등의 보안솔루션을 필요에 따라 조합해 전용 하드웨어에 넣은 것이다. 복잡한 설치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원과 네트워크만 연결하면 되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외국 백신 업체들이 보안 어플라이언스에 주력하는 이유는 중소기업과 소호의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이미 데스크톱용 백신 시장은 토종업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미개척 시장인 중소기업과 소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소호는 관리와 비용 문제로 보안솔루션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서버용 보안소프트웨어의 경우 수백, 수천대 컴퓨터의 보안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가격이 수백만원을 호가하고 전문적인 관리자가 필요하다. 10여대에서 많아야 수십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중소기업이나 소호에게는 서버용 보안 소프트웨어가 무리한 투자다.
작년 말 보안 어플라이언스 제품인 ‘게이트락’을 출시한 한국트렌드마이크로(대표 박기헌)는 사이버텍홀딩스와 총판계약을 맺고 채널구축에 나서고 있다. 올해 이 제품 하나로 9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백신과 방화벽 기능에다 하나의 ADSL 회선으로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IP 공유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중소기업과 소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초고속통신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우량 초고속통신 사용자에게 이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25만원인데 대량구매가 가능한 초고속통신 사업자에는 10만원 미만의 가격을 제시할 방침이다. 다음달 16일 방한하는 스티브 창 회장이 초고속통신 사업자와 직접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만텍코리아(대표 최원식)는 다음달 말에 보안 어플라이언스인 ‘시만텍 게이트웨이 시큐리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백신기능에 방화벽, IDS, 취약점 분석, 콘텐츠 필터링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가격은 70만원대로 소호보다는 중소기업 쪽에 초점을 맞춰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4∼5개 국내 보안업체와 전문채널계약을 추진, 기존 유통업체가 아닌 솔루션을 갖고 있는 보안업체와 제휴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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