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의 게임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이라면 주머니를 털어 들락거리던 오락실이 기억의 전부인 80년대와 90년대 초에 10대를 보냈던 이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며, 당장 자녀들의 교육을 가로막는 큰 걱정거리로만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 10대들에게 게임 프로그램은 또 다른 세상이다. 지금의 10대들은 프로게이머를 장래희망으로 서슴없이 꼽기도 하고, 게임을 잘하면 친구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다. 이를 위해 10대들은 밤을 새며 게임 프로그램을 관전하며 게임 전략을 공부한다.
PC게임이 보급되고 게임 프로그램이 방영된 지 불과 4∼5년 사이에 변화된 현실이다.
게임 문화의 대중화는 급변하는 우리 문화의 단상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러한 게임 문화의 대중화에 앞장선 것으로 단연 게임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00년 iTV가 지상파 방송으로는 처음으로 게임 프로그램을 방송한 이래 현재는 iTV의 ‘게임스페셜’ ‘열전 게임챔프’ ‘게임월드’ 등 3개 프로그램과 SBS의 ‘게임쇼 즐거운 세상’이 인기를 누리며 방영중이다.
또한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에는 겜비씨·온게임넷·GGTV·스카이겜TV 등 게임전문 채널까지 등장해 대표 프로그램공급업체(PP)로 자리잡고 있다.
1세대 게임 프로그램인 iTV의 ‘게임스페셜’은 2000년 2월 첫방송을 시작하면서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게임 대결을 중계, 스타크래프트 등의 인기를 더욱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임요환 등의 프로게이머를 스타로 만들었다.
SBS의 ‘게임쇼 즐거운 세상’은 버라이어티 게임쇼로 기존에 게임 대결을 중계하는 방식으로 일관했던 게임 프로그램을 게임정보 제공 전문 프로그램으로 다양화하는 데 일조한 게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게임 하나를 선정해 집중 분석하는 ‘김진의 게임파일’과 인기 연예인들이 게임 대결을 펼치는 ‘이색대결’, 게임속의 법칙을 파헤치는 ‘게임의 법칙’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위성방송에 새로 참여하는 GGTV는 게임대결 중계와 게임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게임 전문인력 양성과 게임 박람회, 소프트웨어 유통지원, 게임 리그 운영, 벤처기업 육성 등 방송과 각종 사업을 연계해 다양한 게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겜비씨·온게임넷 등은 이미 케이블TV에서 명성을 쌓은 게임 전문 채널들로 다양한 게임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하며 폭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겜비씨는 ‘KPGA 스타리그’를, 온게임넷은 ‘스타리그’를 통해 국내 e스포츠를 주도하고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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