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국산 VoIP 인터넷전화 도입 의미

 ‘VoIP기술이 제2의 ADSL 신화를 이룰 수 있을까.’

 미8군이 국내 벤처기업의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800만명에 이르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기반으로 급속하게 성장한 국내 인터넷전화 기술을 인정한 결과로 평가돼 인터넷전화의 해외수출 전망을 밝게 한다.

 특히 컨소시엄 형태를 통한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인터넷전화 장비 및 서비스의 일괄구축은 국내와 달리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이 미비한 해외시장에 인터넷기반의 전화인프라를 구축하는 신규사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떠오르는 산업 VoIP=이번 계약의 컨소시엄으로 참가하는 삼성렌탈(대표 정기환), 솔빛텔레콤(대표 손권용), 애니유저넷(대표 송용호)은 각각 빌링서비스, 통신장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

 4만8000명의 주한미군에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의 규모는 총 2억600만달러에 달한다. 또 이 사업을 계기로 국내 VoIP 인터넷전화업계는 ADSL에 이어 세계시장 진출기회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전화를 사용한 국제전화 통화량은 전체 통화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초고속인터넷망이 발달한 국내시장에서는 39%(기타 별정통신의 국제전화서비스 포함)에 이르는 등 확산속도가 가파른 편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800만명에 이르러 ‘초고속인터넷의 보편적 서비스화’가 거론되는 국내환경에서 인터넷전화의 발전 원동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해외 주요국의 벤치마킹 상대로 올라있고 지난해 중국·일본 등에 190만회선을 공급, 1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올리는 등 해외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기반한 2차 상품으로 국내 초고속인터넷이 수출된 지역이면 모두 인터넷전화 수출의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VoIP가 제2의 ADSL 신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진출, 성공할 수 있을까=일부 대형장비를 제외한 국내 관련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데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국의 인터넷 환경이 국내만큼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VoIP의 해외진출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 눈길을 돌린 인터넷전화업체 가운데는 기대 이하의 성과에 머무른 곳도 많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케이블망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안은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KISDI 권오상 연구원은 “중국이나 캄보디아 등 기존의 유선전화망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인터넷전화사업자를 지정하고 아예 인터넷망으로 전화망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있어 해당국의 인프라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의 서비스 경험이 충분해 외국에서도 국내 업체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며 “ADSL의 해외진출에 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결문제=인터넷전화 시장은 지난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한 3000억원에 이르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AT&T나 BT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국내에서도 KT를 포함한 5개 기간통신사업자가 사업을 시작했거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업체의 수는 지난해 10월 현재 총 78개에 이르러 음성전화 시장을 대체하는 올IP기반의 음성데이터통합 통신망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발신만 가능한 인터넷전화에 착신번호를 부여하고 인터넷전화의 역무를 전화업무로 재분류하는 등 현안이 해결돼야 시장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육성방안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최근 진행된 전담반 회의에서 이렇다할 결론을 아직 내지 못했지만 양승택 정통부 장관이 지난 25일 취임 1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전화의 전화역무 해석과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금사용 등을 거론해 시장활성화를 위한 정책마련에 나설 의사를 내비친 점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표1. 인터넷전화 국내시장 규모(추정)- 단위:억원

  2000년 2001년

 서비스 소매 650 821

  도매 700 1700(ETRI추정)

 

 장비 250 467(하향조정계획)

 합계 1600 2988

 자료:KISDI

 표2. 국제전화 발신통화량(ITU)(전체 국제발신통화량 중 인터넷전화 비중 -%) 단위:%

 97년 98 99 00 01

 - 0.2 1.6 3.2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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