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군사적인 목적으로 등장해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인터넷에 또다른 기술혁명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MSNBC는 단거리 무선기술인 ‘802.11b(일명 와이파이)’, 차세대 인터넷 ‘인터넷2’, 인터넷 기능 내장 칩 등이 인터넷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와이파이는 다수의 상용제품이 등장해 이미 생활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기술이다.
2년 전 시애틀와이어리스그룹을 만든 리얼네트웍스의 시스템 관리자인 매트 웨스터벨트는 단골 커피숍인 비트스타에서 프링글스 상자를 이용해 제작한 안테나를 이용해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하곤 했다. 시애틀에 무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의 그룹은 이미 8곳에 능동무선기지국을 확보했으며 이미 100명 이상이 이들의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있었다.
와이파이가 주목을 받는 것은 빠른 속도와 저렴한 장비 가격 때문이다. 와이파이는 전화접속(다이얼업) 모뎀보다 6배 정도 빠른 6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해준다. 또 시애틀와이어리스그룹의 회원들이 제작한 장비의 경우 하드웨어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안테나 등으로 구성되는데 비용은 200∼300달러가 들었을 뿐이다.
웨스터벨트는 “알래스카·아프리카·콰테말라 등지에서 DSL 망을 깔 수는 없다”며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처음으로 도입한 개념인 X(eXecutable)인터넷은 영상회의와 같은 대용량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토록 해줄 전망이다. X인터넷은 미국의 경우 ‘인터넷2’라는 명칭으로 거국적인 차원에서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5년 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국가연구 컨소시엄인 ‘인터넷2’의 백본은 고선명 디지털TV의 데이터 흐름을 하나로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전화접속 모뎀의 3만배에 달하는 초당 15억비트의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2의 대변인 그레그 우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앞으로 5년 뒤 할머니와 손자가 고선명 영상회의를 사용해 대화하는 것이 당연스럽게 생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고선명TV는 의학·예술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외과의사는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수술에 참여하고, 바이올린 교사는 다른 대륙에 있는 학생의 연주를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또 인터넷은 우주선과 다른 행성에까지 연결될 전망이다. 월드콤의 수석부사장인 빈턴 서프는 “2004년 시작되는 무인화성탐사 임무에 일부 인터넷 시스템이 포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의 인터넷2 프로젝트는 전세계 차원의 프로젝트인 GTRN(Global Terabi Research Network)의 일부며 GTRN에는 캐나다의 카나리(Canarie)와 유럽의 단테(Dante)도 참여한다.
인터넷을 점검할 수 있는 커피포트와 조리기는 조만간 구식으로 취급받게 된다. 네트워킹 기능을 갖춘 저렴한 칩이 전자제품은 물론 일용품에까지 내장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컨소시엄인 오토-ID센터는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칩을 미만국제품코드(UPC)의 바코드처럼 보급하기 위한 표준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레스터의 최고 애널리스트인 칼 호웨는 “(네트워크 내장 칩이) 1000달러짜리 펜티엄 프로세서가 아니라 치어리어스(시리얼의 일종) 박스에 들어가는 1센트 칩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칩이 보급되면 상거래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일례로 상점에서 치어리어스가 바닥나면 저절로 재주문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또 네덜란드 정부는 모든 자동차에 무선위치표시기를 장착토록 해 시간 단위로 도로 사용요금을 매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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