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케이블계열의 가입자 순수증가율이 ADSL계열의 가입자 순증률을 넘어섰다.
24일 정통부가 KT·하나로통신·두루넷·온세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신규 가입자 현황을 집계한 결과, 기존 케이블TV의 동축케이블을 이용하거나 파워콤의 망을 임차해 활용하는 케이블(혹은 광동축혼합망(HFC)) 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순증가율(신규가입자에서 해지자를 뺀 순증가분)이 비대칭가입자망(ADSL)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률을 추월, 이미 순증률이 50%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달에 하나로통신·두루넷·온세통신 등 케이블계열 초고속인터넷 순증 가입자는 모두 7만7216명, ADSL 계열 초고속인터넷은 6만7753만명으로 케이블 가입자가 9463명 더 많다.
이같은 현상은 ADSL이 대도시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파고들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등 시장을 선도했으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중소도시의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 등으로 이동, 케이블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결과는 그동안 속도상의 문제로 인해 케이블망을 활용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지난달 6만여명의 순증 신규가입자 중 3만6881명의 가입자가 케이블 초고속인터넷 사용자였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1월 ADSL 가입자의 순수 증가 수 1만9763명보다 많은 3만4624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는 이미 강남·서초·송파·동작·관악·금천구 등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 자가망을 깔고 ADSL을 보급하고 있으나 올해부터 가입자가 대도시에서 중소도시 위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케이블망인 HFC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ADSL가입 규모를 추월했다. 이 회사는 더 나아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대도시 밀집지역보다는 중소도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는 케이블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순증가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루넷(대표 이홍선)은 지난달 3만151명의 순증 가입자를 확보했으나 이중 98% 가량인 2만9773명이 케이블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였다. 이 회사 역시 초고속인터넷 신규 사용자의 상당부분이 대도시 지역보다는 중소도시 지역인 점을 감안해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면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세통신(대표 황기연) 역시 특별 캠페인을 벌인 지난 1월 2만2588명을 케이블 순증 가입자로 유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8633명의 신규가입자(순증)를 유치했다. 이달에는 이 부문 순증 신규가입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표적인 국내 ADSL계열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인 KT는 최근 ADSL계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400만명을 넘기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난달 신규 순증 가입자가 5만6150에 그쳐 단일기업으로는 1위를 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계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규모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결과는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하나로·두루넷·온세통신 등이 케이블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유치를 위한 영업강화가 한몫을 하고 있다”며 “실제로도 KT는 이미 지난해보다 140만회선이 줄어든 80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며 하나로통신 등 나머지 통신사업자들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20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구매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포화상태에 이른 ADSL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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