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학내 IT장비 지원 및 관리정책이 겉돌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대학내 장비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각 부처마다 매년 많게는 수백억원의 장비지원 예산을 투입하고도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혜효과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가장비의 경우 하나의 장비로 여러 대학이 함께 이용하면 효용성이 배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지원책은 단지 예산만 집행하는 초보적인 단계를 못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학에 IT관련 장비를 지원하는 부처는 교육인적자원부,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이 있다.
정통부는 매년 ‘IT학과 장비지원 사업’에 6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으며 산자부는 ‘산업기술 기반 구축 사업’에 550억여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부는 국책과제인 ‘프런티어 사업’을 위해 매년 100억원을, 교육부는 ‘정보화시설 지원’ 예산으로 50억원을 각각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통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서가 지원하는 예산은 대학뿐 아니라 연구소, 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에 투입돼 실제 대학 IT장비 구입에 사용되는 액수는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에 불과하다.
예산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사후관리가 전혀 안되는 것은 더욱 문제다.
각 부처별로 집행되는 사업은 부처별로 집행내역이나 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나 모든 부처가 공유하지 못해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특히 대학행정을 총괄하는 교육부의 경우 전국 대학의 IT장비 현황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IT장비 지원은 현황이나 실수요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분석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되기 일쑤다. 각 부처별로 업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특정 대학에 중복투자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 대학 관계자는 “정통부 IT학과 장비지원 사업의 경우 가장 많은 600억원의 예산이 잡혀 있지만 220여개 대학에 나눠 지원하면서 한 대학에 기껏해야 2억∼3억원 정도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각 부처별로 나눠져 있는 예산을 통합관리하는 것은 물론 고가의 장비를 여러 대학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정부 각 부처별 IT장비 지원현황
부처 사업명 연간 지원규모 비고
정보통신부 IT학과 장비지원 사업 600억원 전국 220여개 전문대 및 대학 IT학과 대상 지원
산업자원부 산업기술 기반구축 사업 550억원 산학연 공동 프로젝트에 투자
과학기술부 프런티어 사업 100억원 사업단이 연간 5∼8개 산학연 공동 프로젝트 선정 및 집행
교육인적자원부 정보화시설 지원 50억원 국립대학 학내 LAN 구축 등 정보화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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