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잊혀져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IMF 충격으로 부도를 맞았던 중견·중소 전자업체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하이닉스반도체가 미 마이크론사와 매각협상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지금 중견·중소업체들은 세간의 이목에서 멀어진 채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가전사였던 대우전자·아남전자·해태전자는 부도 이후 모두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돼 법정관리 절차를 밟았다. 대우전자와 이트로닉스로 사명은 바꾼 해태전자는 아직도 채권단이 매각이나 청산을 결정하지 못한 채 법정관리중이다. 대우전자와 이트로닉스는 매각이 어려울 경우 독자생존을 하겠다는 각오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열중하고 있다.
반면 아남전자는 최근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회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우리종합금융이 아남전자를 채권단으로부터 매입, 최근 신임사장을 선임하는 등 새출발에 나섰다.
세원텔레콤에 인수된 맥슨텔레콤도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원텔레콤이라는 원군을 얻은 맥슨텔레콤은 이달 중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투자유치를 성사시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다. 맥슨은 계획대로 일이 이뤄질 경우 법정관리에서 탈출해 정상경영에 돌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부도가 난 KDS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KDS는 20일 처음으로 법정관리 여부를 판단하는 채권단 관계자 회의를 갖는다. 채권단 관계자 회의는 분기에 한차례씩 열리게 되며 빨라야 오는 9월에 개최되는 3차 회의에서 법정관리로 갈 것이냐 청산이냐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견·중소업계는 아쉬움이 많다. 하이닉스 등 덩치 큰 업체들의 현안에 밀려 정부나 국민의 관심 밖에 있고 채권단조차 해결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남전자의 한 관계자는 “다행히 법정관리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동안 직원들의 동요나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실토하고 “하물며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의 마음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KDS의 한 직원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매몰차게 동료를 떠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매각이든, 청산이든, 독자생존이든 나아갈 길을 확실히 해주는 게 직원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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