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국내지사를 설립한 이래 처음으로 지사에서 고객사를 직접 관리하는 조직을 가동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썬 반종규 전무(프로덕트세일즈 본부)는 18일 “간접판매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선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별도 조직을 직접 가동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반 전무는 “100% 간접판매를 하다보니 고객사를 직접 관리하지 못해 경쟁사에 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앞으론 국내기업들에 익숙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고객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조직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썬은 3월 말까지 새로운 조직개편안을 확정, 준비과정을 거쳐 2003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같은 시도는 간접판매 방식에 의존한 기존 마케팅과 고객관리만으로는 경쟁이 치열해진 서버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썬은 자사 제품의 납품실적에 대한 홍보조차 리셀러들에게 맡기고 있다. 고객사를 직접 관리하는 리셀러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도지만 역효과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다른 서버 업체들처럼 발빠르고 시의적절한 마케팅을 벌일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고객밀착형’으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신계획은 한국썬이 올해 메인프레임 사용층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어 더욱 주목할 만하다. 메인프레임의 고객층이란 결국 한국IBM의 고객사를 의미하는 것이며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IBM 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서라도 고객과 접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이미 한국썬은 올 초부터 주요 리셀러들에게 고객 친화적인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리는 내부교육을 진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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