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00억원 시장 유리한 고지
‘국내 업체 약진, 해외 업체 부진.’
지난해까지 국산 대 외산 제품간 치열간 경쟁구도로 전개됐던 국내 무선랜시장의 판도가 국산 중심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
올들어 KT와 SK텔레콤·데이콤·하나로통신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무선랜 공중망 서비스를 위해 잇따라 장비도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장비업체들이 최근 실시된 하나로통신과 KT의 입찰에서 해외 업체들을 제치고 장비공급권을 획득, 올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무선랜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올 초 시범서비스 장비도입을 위해 실시된 하나로통신의 입찰에서는 국내 무선랜업체인 아크로웨이브가 장비공급권을 획득했다.
또 최근 입찰이 진행중인 KT의 입찰에서는 삼성전기와 아이피원이 벤치마킹테스트(BMT)를 통과, 장비공급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사실상 국산장비의 도입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최소한 1000억원 이상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무선랜시장은 국산 대 외산의 치열한 경쟁구도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삼성전기와 아크로웨이브·아이피원·크리웨이브 등 국내 업체간 경쟁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KT 입찰에서는 지난해까지 삼성전기와 함께 국내 무선랜시장을 양분했던 어바이어가 가격문제로 응찰을 포기한데다 올해 무선랜 사업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시스코가 BMT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 올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더욱이 국내 최대 장비발주처인 KT가 이번 입찰에서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가 제안한 장비규격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국내 실정에 맞는 규격으로 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어바이어와 시스코 등 해외 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대적으로 국산장비에 30% 이상 가격이 비싼 것도 해외 업체들에는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무선랜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이번 KT 입찰에서 무선랜시장의 강자로 자처하는 어바이어와 시스코 등 해외 업체들이 BMT도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중도하차한 것은 국내 무선랜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앞으로 어바이어와 시스코 등이 사업전략을 크게 수정하지 않는 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